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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티켓 *!*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며칠동안 날씨가 왜 이 모양인지 잘 모르겠다. 며칠 전만 하더라도 밤에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찜통 같더니 어제, 오늘은 반팔만으로는 추위를 느낄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결국은 옷장 속에 정리해둔 가디건을 하나 꺼냈다. 겉옷 하나로는 도무지 견딜 수 없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실험실은 머신들 때문에 거의 24시간 에어컨이 돌아 가기 때문에 바깥 날씨까지 서늘하면 견딜 수가 없다. 감기까지 걸리면 나만 손해이니까 미리 미리 조심해야지.. :) 78계단을 오르다가 손을 가디건 주머니에 넣었을 때 문뜩 손에 잡히는 것이 하나 있었다. 무얼까 싶어서 꺼내 보았더니 티켓 두 장이 나오는 것이었다. 서울행 비행기.. 2021. 5. 23.
고민거리 만들기 *!*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수업을 듣다 보면 교수님께서 칠판에 적으시는 내용을 노트에 옮겨 적으며 동시에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우기 교양 과목이 아닌 전공 수업의 경우에는 말이다. 수식이 칠판을 한 가득 메우고 적분과 미분이 그 사이를 장식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때론 노트에 필기는 한참을 건너 뛰기 십상이다. 노트 필기만은 깔끔히 하는 나로서는 이해와 필기를 동시에 한다는 것이 너무나 어렵게 느껴지고는 한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 하나. 일단은 수업에 들어 갈 때에는 이면지로 만든 노트를 들고 들어 간다. 그리고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서 설명하시며 칠판에 적는 내용은 거의 그대로 난잡하게 노트에 적어 넣는다. 때로는 이쪽 페이지에서 .. 2021. 5. 23.
작은 용기를 얻기 바라며... *!*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가끔은 내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 버겨울 때가 있다. 지금 당장의 상황뿐만이 아니라 내가 지나 왔던 길을 돌이켜 볼 때도 말이다. 생각해 보면 참 용하게 이겨 왔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로 '이겨'왔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다시 한 번 그 상황에 빠진다면 이번엔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힘이 든 상황을 이겨내는 방법은 그 상황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반드시 존재하는 하나의 해결책은 있게 마련이다. 바로 '포기'이다. 아직은 그런 해결책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걸로 보아서는 아마 나에게는 그렇게까지 힘이 들었던 상황은 없었던 모양이다. 포기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은 불행하게도 인생 자체의 포.. 2021. 5. 23.
괜시리 눈이 부셨던 날에... *!*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살아가다 보면 때론 만나지 말았어야 하는 사람들을 만나고는 한다. 이런 말은 피 천득씨의 수필, '인연'에서도 나오는 말이다. 하지만 인생이란 것은 참 묘하게도 엄청나게 얽혀 있는 것이라서 그런지 삶이란 인생길에 꼭 누군가와는 한번쯤 엇갈리게 만들어져 있다. 구지 사랑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다시 정의 내리고 싶지는 않다. 누구에게나 사랑이라는 것은 그 나름대로의 뜻과 모양새가 있기 나름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누군가와 사랑을 한다고 하면 공통적으로 한가지 사실은 맞는 것 같다. 그 사람을 나의 마음 속에 담기를 원하고 나도 그 사람의 마음 속에 들어가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는 말이다. 그러나 누군가와 사랑을 해 본 사람이.. 2021. 5. 23.
언젠가는... *!*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내가 고등학생때 일꺼다. '홀로 서기'라는 시가 한참이나 유행했었다. 사촌 누나가 자신의 수첩을 펴고 읽어 주는 시가 무척이나 맘에 들었던지 그 시를 따로 종이에 적어 나의 방 벽에 붙여 놓았던 기억이 난다. 그 때만 하더라도 '홀로 서기'는 그 시인의 이야기만 같았다. 하지만 요즈음은 내가 그 '홀로 서기'의 주인공이 되어 버렸음을 느끼고는 한다. 지금 정확히 그 시의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딘가 있을 그 누군가를 무척이나 그리워하며 읊었던 구절들이 아스라히 떠오른다. 지금 나의 모습처럼 말이다. 벌써 집과 떨어져 6년이나 보낸 내가 아직도 그런 감정에 사로 잡히는 것을 보면 무척이나 사치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2021. 5. 23.
사랑에 관한 짧은 기억 II *!*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졸립지 않니?" "으응, 지금 몇 시니?" "꽤 되었어.. 전화 통화 오래 했지? 후후..." "응, 많이 했나봐.. 넌 안 졸려?" "나, 후후.. 이게 맨날 하는 일인걸 뭐. 넌 피곤하지?" "조금.." "난 가끔 하는 일이 밀리거나 아니면 프로젝트 생기면 밤 새고는 해. 어떨 때는 이게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일찍 들어가서 자면 잠이 안 오는 걸. 음.. 이게 내 팔자려니.. 하고 살아, 후후..." "...." "어? ...." "...." "너 자니? 음.. 자나 보네..." "어, 응, 너 모라고 했어?" "후후후.. 잠들었었니?" "응, 잠깐 졸았나봐.. 무슨 말 했어? 어, 미안해..." "아냐. 그냥.. 2021. 5.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