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350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그리며... *!*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두툼하던 달력도 이젠 홀쭉이가 되어 한 장만이 남아 버렸습니다. 대신 사람들은 두툼한 옷으로 갈아 입게 되었고 말입니다. 스산한 바람이 귓가를 스쳐 품안으로 비집고 들어 오기라도 하는 참이면 옷깃도 여미어 봅니다. 그리고 하늘을 한번 쳐다 보지요. 올 크리스마스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은근한 기대와 함께 말이죠. 차가운 바람이 한번 몸을 훑고 지나간 후라면 가끔씩 따뜻한 차 한잔이 생각 납니다. 푸근한 스웨터를 입고 한 손에 모락모락 김이 솟아 오르는 차 한잔을 들고 있는 나의 모습을 그려 봅니다. 그리고 창가에 서서 창밖에 내리는 눈을 바라 보며 뛰어 노는 아이들에게 시선을 주어 보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그럴려면 우.. 2021. 5. 30. 악몽 *!*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예전에 자주 꾸던 꿈이 하나 있다. 갑자기 나한테 차 한대가 주어 지고 어디론가 운전을 해 가야 하는 꿈이었다. 운전을 하는 것은 참 재미가 있었다. 어려서부터 놀이 동산 같은 곳에 가게 되면 전동으로 움직이는 차는 꼭 타 보았고, 요즈음도 롯데 월드나 서울 랜드 같은 곳에 가게 되면 다른 것 못 타더라도 꼭 범퍼카는 꼭 타 본다. 범퍼카를 타면 아주 우아하게(?) 한 손으로 핸들을 돌리며 다른 사람과의 충돌은 피하면서 같이 온 친구나 아는 사람의 차만 골라 박아 버린다. *!* 못 됐군.. ^^; *!* 그런 차야 엑셀 밖에 없지만 꿈에서 몰게 되는 차는 꼭 클러치, 브레이크, 엑셀까지 다 붙은 차고, 한번도 오토.. 2021. 5. 30. 가을 하늘 *!*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방금 1층에 내려 가서 커피 한잔을 마시고 들어 왔다. 그리고 캠퍼스 사이로 펼쳐진 가을 하늘을 보았다. 그렇게 푸르른 하늘이 또 있을까? 추석 전 서울에 올라갈 일이 있었다. 8월말까지였던 프로젝트의 최종 보고를 발표하러 갔던 길이었는데 공항에서 우면동까지 택시를 타게 되었다. 여의도를 지나 우면동 방면으로 가고 있었는데 그 날 따라 서울 하늘은 그다지도 흐릴 수가 없었다. 웬지 칙칙한 기분이 들게 할 정도로... 서울에 살면서는 그런 것을 잘 느끼지 못 했는데 너무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서울은 분지 모양에 가까워서 정체된 공기가 빠져 나가지를 않는다. 그래서 더욱 날씨가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포항엔 포철이 .. 2021. 5. 30. 어느 날 아침의 에세이 *!*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8월이면 원래 뜨거운 태양열에 아스팔트는 후끈한 열기를 뿜어 내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기만 해도 더위에 숨이 탁 막혀야 하는 그런 날들의 연속이여야 제 맛일지 모르겠다. 사실 그런 날씨가 되어야 모처럼 장만한 선글라스도 폼나게 쓰고 다닐 수 있을테고 말이다. 그렇지만 요즈음의 날씨는 그런 이름에 전혀 걸맞지가 않은 듯 싶다. 다른 곳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이 곳은 며칠째 뿌연 먹구름만이 하늘을 뒤덮고 있고, 비도 많이 내렸다. 유독 경주, 포항 지방에만 비가 계속 내렸다던데 덕분에 4년째 계속 되던 가뭄에서 벗어 났다는 기쁜 소식이 있긴 하지만 웬지 8월의 어느 날 날씨치고는 참 어울리지 않다는 느낌이다. 게다가.. 2021. 5. 30. 그 웃음의 비밀 *!*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그 녀석의 키는 내 허벅지 중간쯤이나 될까? 한 손엔 어린이용 비디오를 들고 있었고, 나보다 앞서서 자기 키의 1/3이나 되는 계단을 힘들게 올라 가고 있었다.... 모처럼 시험이 끝나고 교수님과의 미팅도 잘 보낸 금요일이라서 오랜만에 비디오 테잎을 빌리러 갔다. 이것 저것 고르다가 여동생이 권해준 '비트'를 찾았으나 벌써 나갔다고 했다. 원하는 비디오를 구하지 못한 나의 손엔 '메트로'가 들려져 있었다. 에디 머피가 나오는 액션물이었다. 뭔가 폭발하는 영화를 보면 상쾌해 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실 영화는 재미 없었다. 내내 질질 끄는 이야기만 나열되었다. 비디오는 빌려 오는 것도 귀찮은 일이지만 가져다.. 2021. 5. 30. 수호 천사 *!*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가끔은 말이죠, 아무런 이유없이 이렇게 통신상에 들어와 있곤 해요. 정말이지 아무런 이유도 없이 말이죠. .... 아니, 어떤 이유가 있는거 같아요. 오늘처럼 실험실이 텅 비어 버린 날이라든가 아니면 일이 잘 안 되어서 힘이 드는 날이면 이렇게 들어와 있곤 해요. 무얼 하냐구요? 음.. 아무 것도 안 해요. 그냥 유저란에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들을 보기도 하고 사람들이 적어 놓은 글을 읽기도 하지만 거의 아무 것도 안 해요. 유저란에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참 기분이 묘해요. 사람들이 북적이는 시내 한복판에 있는 것처럼 나도 그렇게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인 것처럼 느끼죠. 스쳐 지나 가는 사람들이 서로.. 2021. 5. 30. 이전 1 ··· 33 34 35 36 37 38 39 ··· 5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