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작가의 마을 - 새 수필19

틀리면 어떻하지... 박사 과정 2년차의 수업이란 건 정말 졸업 학점을 채우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라고 보면 된다. 학부 때부터 전공 수업을 들어 왔으니 이 박사 2년차쯤 되면 더 이상 들을 전공 과목들도 별로 없을 뿐더러 어쩌다 혹해서 다른 과 대학원 수업을 덥석 물었다간 정말 고생 고생하기 쉽상이다. 내용은 좋았다. 전공이 반도체 회로 해석이라 결국 소프트웨어 개발인데 수학과 대학원 수업 중 numerical analysis라는 과목이 있어 정말 도움이 되리라 순진한 생각으로 시작했으나 학부 수업도 아닌 수학과 대학원 과정의 numerical analysis, 즉 수치해석이란 정말 어지러울 정도의 수학적 해석 "이론"만 공부하는 과목이었다. 난 해석 "방법"들이 궁금했던 건데... 대략 난감.... 그렇게 크게 한번 데이.. 2024. 1. 6.
오래된 슬리퍼 2000년, 첫 직장 생활이 시작되었다. 당시 대학원 과정동안 산학 장학생이라는 이름으로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 받았고 졸업하자마자 지원해 준 회사로 바로 입사하게 되었다. 그게 현대전자였다. 2월 중순쯤 신입 사원 오리엔테이션이 있다고 2주정도 합숙하는 프로그램에 참석하라고 연락이 왔었는데 제출해야 할 논문과 끝내야할 프로젝트가 있다고 설명을 하고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분위기를 생각해 본다면 그 2주동안 분명이 애사심을 기른다고 별의별 프로그램이 있었을거고 "현대"라는 분위기를 생각했을 때 누구 말대로 세일즈 경험도 해 봐야 한다고 조별로 뭔가 팔러 다닐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2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고백하자면 사실 별로 가고 싶지 않아 아직 논문/프로젝트가 남았다고 핑게를 댄 것이.. 2023. 10. 27.
이민자 가정 워낙 역사에 관심이 많다 보니 유튜브의 여러 영상들 중 역사에 관한 내용/방송 프로그램을 즐겨 보게 된다. 그러던 중 "벌거벗은 세계사"라는 tvN 방송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고 그 시리즈가 유튜브에 올라와 있어서 종종 찾아 보게 되는데 오늘 어쩌다가 "JFK",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와 그 집안에 대한 이야기가 알고리듬을 통해 추천 리스트에 올라왔다. 지난 한달 동안 한국에서 장인, 장모님께서 방문하셨는데 두 분 다 연세가 80에 가까우신데다가 요즈음 국내선이란게 믿을 수가 없는지라 일단 직항이 있는 DFW(Dallas-Fort Worth)/TX로 오시라고 했고 직접 올라가 Austin까지 두 분을 모시고 내려 왔다. 가는 날도 역시 DFW에서 출발하시는데 토요일 12시 30분 출발편이라 당일 아침.. 2023. 3. 23.
일상에서 하나씩 없어지는 것들 맨 처음 와이프가 세째를 임신한 것 같다고 이야기 했을 때, 물론 아이가 생겼다는게 반갑기도 했고 늦은 나이라 안사람의 건강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이 세명을 이제 차에 어떻게 앉혀야 하나라는 생각이었다. 아이가 셋이 된다는 걸 정말 생각도 해 보지 않았는데 막상 나에게 닥치고 보니 어쩔 수 없이 현실을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내 가족을 모두 서포트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막상 막내가 태어나자 바로 내가 마주한 현실이란 건 그동안의 이런 저런 고민, 걱정해 왔던 것이 아니라 바빠진 일상 그 자체였다. 조금도 쉴 틈 없이 아이들을 돌아가면서 돌봐야 했고 나와 와이프가 한명씩 아이들을 돌보아도 하나가 남는다는 사실에 그전보다 두배 더 열심히 .. 2023. 2. 25.
잘 나가는 두 회사의 양말 신기 San Jose/CA에 살 때 주변 지인들 중에 Google/Facebook/LinkedIn에 다니던 분들이 있어 종종 그 회사에 점심 먹으러 방문해 본 적이 있었다. 워낙 그 회사들이 직원들 점심을 풍성하게 그리고 무료로 주기로 유명했고 이렇게 외부에서 친구를 초대해 같이 점심을 먹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점심 뿐만이 아니라 저녁도 무료로 준다. 회사에 미끄럼틀이 있다거나 휴게실에 당구대/탁구대, 혹은 오락기 시설이 있다는 것이 무척 신기했던 적이 있었고 워낙 경직된 한국 회사 문화와는 정말 달라서 뉴스나 세상에 이런 일이 같은 프로그램에 소개 되기도 했다. 8시간, 아니 야근을 해야 하는게 일반적인 분위기이고, 자리에 없다는 건 곧 일 안 하고 농땡이 친다고 생각하는 한국 회사 문화에서는 풍성한 점심.. 2023. 2. 18.
똑똑해 보이는 방법 딱히 운동으로 무얼해야 할지 몰라 가급적 아침마다 아이들이 학교를 가고 나면 집 근처 한바퀴 돌기를 하고 있다. 큰 운동은 아니지만 제법 언덕길도 있어 40분쯤 걷고 나면 흠뻑까지는 아니지만 땀에 젖곤 한다. 뛰거나 뭔가 드는 운동, 아니면 여러 홈트레이닝 기구보다는 그래도 아침마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걷는게 그나마 적성에 맞는 것 같다. 그렇다고 그 40분동안 아무 것도 안하면서 걷는 건 너무 심심해서 처음엔 음악을 듣기도 했지만 음악도 너무 반복되는 것 같아서 뭔가 좋은게 없을까 찾아 보다가 한국 라디오 방송이 "보는 라디오"라는 이름으로 생방(생방송), 혹은 녹방(녹음 방송)이 녹화되어 유튜브에 올라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중에 찾게 된 것이 "배성재의 텐". 그리고 그 코너들 중에 최근 .. 2023. 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