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358

향수병 미국으로 이주해 온 건 2004년 11월이니 2021년 기준으로는 벌써 17년차에 들어간다. 돌이켜 보면 그 긴 시간이 아차하는 순간에 지나갔고 나도 모르게 어느새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긴 시간동안 한국은 네번 다녀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처음에는 2-3년마다 한번씩 갔었는데 그 때마다 아이가 하나씩 늘어나 막내가 태어나 돌이었던 2011년에는 다섯 식구가 한번에 다녀 오려니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되었고 그 이후에는 큰 애가 고등학생이 되면서 시간 내기가 그리 쉽지는 않았다. 그리고 오스틴으로 이사를 온 후 큰 아이가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나서야 여유가 좀 생겼고 그렇게 8년만인 지난 2019년 여름에 한국을 다녀 올 수 있게 되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는데 거의 그 10년에 가까운 8.. 2021. 12. 12.
미국 직장 생활 - 뭔가 달랐던 점들 - 넷 6. Cubicle / Break room 하이닉스에서 근무할 때도 section 별로 나누어져 있어서 cubicle이라고 부를만한 구분 구획이 있었지만 미국에서는 보다 더 개인적인 구분 공간으로 cubicle이 이루어져 있다. 즉 이 cubicle 벽들이 문이 없고 따로 천장이 없는 방 모양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래서 그 안에 있을 때는 마치 독방에 있는 듯한 느낌도 들고 옆사람과 이야기 하려면 그 사람 cubicle로 찾아 가거나 높이가 눈높이 보다 낮으면 cubicle 벽 너머로 서로 이야기 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 privacy도 지켜지는 듯하지만 사진에서 보여지듯이 대부분 입구 쪽을 등을 지고 앉기 때문에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 사람이 지금 뭐하고 있는지 들여다보기 정말 쉽다. .. 2021. 12. 12.
미국 직장 생활 - 뭔가 달랐던 점들 - 셋 5. 승진 / 퇴사 / layoff 승진(promotion)을 하게 되면 title이 바뀌고 연봉 레벨이 바뀌게 된다. 하지만 두가지 점에서 한국에서의 승진과는 조금 다른 면이 있다. 첫번째는 연차가 되었다고 자동으로 승진 대상에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연차가 되었는데도 승진이 안 되었다고 퇴사의 압력을 받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어느 정도의 직급까지는 3-4년 정도 현 직급에서 중/상 이상의 리뷰를 받으면 대체로 매니저들이 승진 대상으로 삼고 그 윗선에 추천을 한다. 이 경우에는 윗선 디렉터 급에서 각 매니저들에게 올라온 대상자를 보고 누구를 이번에 승진 시킬지 심사하게 된다. 매년 승진시킬 수 있는 예산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추천 대상 모두를 승진 시킬 수는 없어 보통 미리 매니저들과 이야기 .. 2021. 12. 8.
미국 직장 생활 - 뭔가 달랐던 점들 - 둘 3. 비교적 자유로운 출퇴근 이것도 이제는 비교적 잘 알려진 이야기이지만 대체로 엔지니어의 경우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편이다. 한국에서 하이닉스 다닐 때에는 출입문에 카드리더가 있어서 출근 할 때 그 리더기에 사원증을 찍어야 문이 열리기 때문에 누가 몇시에 출근했는지 알 수가 있다. 더 웃겼던 건 매일 아침 인사팀에서 팀장에게 누가 몇시에 처음으로 카드리더기에 사원증을 찍었는지 이메일로 보내 주었다는 것이다. 즉 누가 몇시에 출근했는지를 일일이 보고(?)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상당히 치사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때는 그랬다. 게다가 상당히 깐깐했던 팀장님은 10분 정도 늦은 사람들에게 오전 반차를 강제로 적용해 버렸다. 여기에 화가 난 사람들은 그럼 반차 휴가라고 그대로 사무실을 나가버리고 .. 2021. 12. 5.
미국 직장 생활 - 뭔가 달랐던 점들 - 하나 한국에서는 대기업에서 4년 정도, 작은 벤처 회사에서 6개월 정도 일을 해 보았다. 그리고 미국에 와서는 중간 사이즈 정도되는 회사에서 5년 정도, 그리고 점점 조금씩 큰 회사로 옮겨가서 요즈음에는 이 업계에서는 대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회사에서 일을 해 보았으니 비교적 다양한 회사에서 일을 해 보았다고 볼 수 있겠다. 요즈음은 워낙 구글, 페이스북 같은 회사들의 근무 형태들이 잘 알려져 있어 미국의 회사들의 직장 생활이 더 이상 낯설지 않지만 처음 미국에 왔던 2004년도만 하더라도 그런 정보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것들이 낯설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회사에 한국 사람이 한분도 안 계셨기 때문에 모르는 것들을 물어서 해결하기 보다는 직접 겪으면서 알아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처음엔 많은 것들.. 2021. 12. 3.
첫 미국 회사 첫 출근 - 둘 4. 의료보험 등 benefit 설정 미국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가장 단점으로 이야기 되는 것이 바로 이 의료보험이다. Michael Moore 라는 다큐멘터리 작가가 2007년에 만든 Sicko 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면 어떤 사람이 일을 하다가 손가락 두개가 잘렸는데 하나 밖에 붙이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이유는 보험이 하나 붙이는 것까지만 커버해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개인 파산 신청을 하는 이유 5위 안에 항상 드는 (혹은 항상 1위는) 의료비 때문이라고 한다. 내 경우 종양(tumor)가 있어서 방사선 치료를 3번에 걸쳐서 받았는데 총 진료비로 $170,000 이 청구 되었다. 오타가 아니다. 17만불. 의료보험이 없다면 이 금액부터 병원과 협상하기 시작해야 한.. 2021. 1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