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의료보험 등 benefit 설정
미국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가장 단점으로 이야기 되는 것이 바로 이 의료보험이다.
Michael Moore 라는 다큐멘터리 작가가 2007년에 만든 Sicko 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면 어떤 사람이 일을 하다가 손가락 두개가 잘렸는데 하나 밖에 붙이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이유는 보험이 하나 붙이는 것까지만 커버해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개인 파산 신청을 하는 이유 5위 안에 항상 드는 (혹은 항상 1위는) 의료비 때문이라고
한다. 내 경우 종양(tumor)가 있어서 방사선 치료를 3번에 걸쳐서 받았는데 총 진료비로
$170,000 이 청구 되었다. 오타가 아니다. 17만불. 의료보험이 없다면 이 금액부터 병원과
협상하기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회사는 직원들에게 의료보험 지원을 가장 큰 benefit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의료보험은 한국처럼 정부가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설 보험회사에서 판매하는
보험 상품이다. 흔히 일반 암보험, 자동차 보험처럼 각 보험회사에서 여러 가지 상품을
만들어 놓고 개별 회사가 그 상품을 계약해서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그래서 회사마다
의료보험 내용이 각각 다르다.
2004년 처음 미국에 왔을 때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의료보험 시스템은 HMO와 PPO라는
것이었다. HMO는 주치의를 정하고 그 주치의를 먼저 봐야 하는 시스템, PPO는 전문의
아무라도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금은 이것보다는 HSA라는 시스템이 새로 개발되어
많은 경우 HSA를 선택하고 있다. 각각 어떤 시스템인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정리하도록 하겠다.
보통 작은 회사들은 선택의 폭이 좁아 하나의 프로그램, 혹은 HMO와 PPO, HSA 중에서
하나를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고 큰 회사의 경우 위 프로그램 중에서 선택을
할 수 있게 해 주기도 한다. 내가 합류한 회사는 당시 HMO와 PPO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의료보험 선택은 회사 취업할 때 보통 10일 이내에
하게 된다.
문제는 의료보험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과는 달리 치과보험, 안과보험이 다 따로 있다.
당시만 하더라도 이런 시스템들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해서 참 난감했는데 주변 회사
친구들에 물어 보아서 하나씩 해결 하긴 했지만 당시에는 100%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전반적인 사회 시스템 자체가 다르니 경험하기 전까지는 금방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5. I-9 Employment Eligibility Verification
미국 회사에 취업하게 되면 HR에서 가장 중요하게 관리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이
I-9 Employment Eligibility Verification이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이 사람이 미국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상태인건지 시스템에 확인하고 등록하는 과정이다. 즉, 올바른 취업비자,
혹은 OPT, 아니면 EAD (Employment Authorization Document) 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그냥 눈으로 보고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증빙 서류를 제출해야 하고
영주권자도 영주권 카드 사본을 제출해야 한다. 물론 시민권자면 신분증명서로 사용되는
운전면허증과 SSN 만 제출하면 되는 걸로 안다. 그러면 회사에서는 이걸 이민국 시스템에
확인/등록하는 걸로 알고 있다.
이 첫 회사로는 이 회사가 스폰서해 준 취업비자, H1B으로 들어 왔으니 이 과정에
문제는 없었고, 나중에 영주권 받고 나서 다른 회사로 옮기게 되었을 때 첫날 해당 증빙
서류를 가져 오라고 안내를 받았다. 그만큼 회사 입장에서는 중요한 절차라고 알고 있다.
6. New-Hire Orientation
내가 합류한 이 첫 회사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회사였다. 당시 미국 본사에 20명 정도 있었고
대만 지사에 또한 20명 정도 있었다. 그리고 나 빼고 모두 중국/대만 사람들이어서 평소에는
중국어로 대화하다가 내가 끼어들면 그 때부터 영어로 이야기 했다. 회사에 출근하고 2-3일쯤
지났을 때 CEO가 전체 회의를 한다고 전부 다 회의실로 모았는데 그의 첫마디가 이 회사
생기고 나서 영어로 미팅하는게 처음이라고 그랬다. 순전히 나 하나 때문에.
이런 규모의 회사인 경우 따로 신입 사원 오리엔테이션은 없다. 그냥 옆 사람에게 물어 보고
앞에서 이야기한 W4, 의료보험, I-9 절차 등을 하나씩 해결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큰 회사로 옮겨 가게 되었을 때 보통 매주, 혹은 2주 정도 마다 HR이 그동안
입사한 신입 혹은 경력 사원 등, 따로 구분하지 않고 모두 New-Hire라고 부르는 이들을
모아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다. 거기에서 회사에서 제공하는 의료 보험 종류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어떤 다른 benefit이 있는지, 회사 휴일/휴가 정책은 어떻게 되는지 반나절 정도에
걸쳐 소개를 해 준다. 그리고 I-9를 위한 서류를 받아 간다.
한국처럼 입사철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때 그 때 입사를 하기 때문에 이런
오리엔테이션이 중간 중간에 있는 것이고 한국처럼 신입사원 연수라고 해서 조별 과제를
하고 그런 건 들어 보지 못했다.
7. Personal Laptop
2004년에 처음 시작했을 때는 각자 자리마다 desktop 시스템이 따로 있었다. 비교적 작은
규모의 회사라 IT 관리하는 동료가 와서 시스템을 전부 다 setup 시켜 주었다.
하지만 2009년 좀 더 큰 회사로 옮겨 갔을 때는 개인별로 하나씩 laptop, 즉 노트북을 제공해
주었고 이 노트북을 통해 회사 시스템에 접속해서 일을 하게 되었다. 보통 첫날부터 바로
일을 시작하게 되니 입사가 결정되고 나면 바로 회사 IT에서 입사자를 위해 새로운
laptop을 준비하고 미리 setup을 해 둔다. 그래서 미리 입사자에게 account name으로
어떤 것을 쓸지 받아 두고 이메일과 시스템 account 등을 다 설정해 놓는다.
이 laptop은 미리 매니저에게 전달되고 첫날 매니저로부터 받게 된다. 요즈음 같은
COVID-19 시기에는 FedEx나 UPS로 집으로 배달해 준다.
아무래도 처음 시작한 회사는 규모가 작아서 2009년 퇴사할 때까지도 이런 식의 개인
laptop을 이용하지 않았고 원격 접속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좋았던 점은 그래서 집에서는
일을 할 수가 없었고 적어도 토/일 휴일은 확실하게 쉴 수 있었다.
8. Company badge
작은 규모의 회사라는 것이 이럴 때도 차이가 나지만 따로 company badge를 만들지
않았다. 이건 미국 오기 전 마지막으로 일을 했던 한국 벤쳐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신 개인별 식별 번호를 정했는데 이건 회사 security system 때문이었다. 즉 회사에
제일 먼저 출근하는 사람이 회사 문을 열면 security system이 작동되고 자기 식별 번호를
30초 안에 넣지 않으면 알람이 울리고 security system 회사에 연락이 가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 규모가 커지만 이 company badge를 만들게 된다. 물론 사진도 함께 들어서
신분증 역할도 한다. 현대전자/하이닉스에서 일할 때는 당연이 이런 badge가 있었고
번호 대신 이 badge를 reader로 읽어 회사 출입문이 열리는 식이었다.
보통 이런 company badge는 입사 첫 날 HR, 그리고 회사 security를 담당하는 사람과
함께 그 자리에서 바로 사진을 찍어 badge를 만들어 준다. 그리고 그 사진은 회사 시스템에도
그대로 올라가 회사 정보에서 사람을 찾으면 그 사진이 바로 뜬다.
그래서 첫날 단정히 하고 가지 않으면 mug shot 처럼 찍힌 badge를 달고 다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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