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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마을 - 옛 수필185

[관하여... 시리즈] 인연에 관하여... *!*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얼마 전에 봄바람이 너무나 나를 유혹하는 바람에 훌쩍 서울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서울은 그냥 마음 내키면 갈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번쯤 이런 추억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약간은 큰 결심을 한 셈이었다. (후후.. 만일 집에서 알면 큰 일 날꺼다.. ^^; ) 서울에서 키즈 모임이 있단다. 생일을 맞은 몇 사람들의 축하 파티를 위해서 말이다. 말로만 생일 축하하다고 전해 주었지만, 막상 서울에 가게 되었으니 그 모임에 참석하기로 했다. 후후.. 실은 서울가서 마땅히 할 것도 없었고, 나를 서울로 유혹한 것중에 하나가 이 모임이었기 때문이었다. 키즈 모임은 신년회같은 큰 모임이외에는 가 본 적이.. 2021. 7. 31.
[관하여... 시리즈] 행복에 관하여... *!*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옛날 아주 오래된 옛날에 한 임금님이 살고 계셨더란다. 어느날 갑자기 이 임금님은 병에 걸리게 되었는데 온 나라의 용하다는 의사가 모두 달려 들었지만 그 병의 이름도 알 수 없었고 또한 치료 방법도 알 수 없었다. 온 나라가 근심에 빠져 있는 동안 그 왕궁을 지나가던 선지자 한 사람이 임금님의 병 이야기를 듣고 왕궁을 찾았다. 선지자는 임금님의 병세를 관찰하더니 아주 기가막힌 치료법을 내어 놓고 떠났다. "임금님의 병을 고치려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의 속옷을 입히면 됩니다." 임금님은 자신의 신하를 모두 동원하여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을 찾아 오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 세상 어디에도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 2021. 7. 31.
[관하여... 시리즈] 기대에 관하여... *!*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한 영화중에서 '사선에서(In the line of fire)'란 영화가 있다. 그 영화 중간에 클린트가 여자 주인공, 르네 루소와 데이트하는 장면이 있다. 워싱턴의 링컨 기념관 앞에서 아이스 크림을 함께 먹다가 르네가 약속이 있다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선다. 르네는 뚜벅뚜벅 걸어가고 클린트는 그 뒷모습을 보면서 혼자 중얼거린다. [ 뒤를 돌아다 볼꺼야. 한번쯤 돌아다 보겠지. 그래 지금, 그래 지금.. 돌아다 보는거야.... ] 어쩌면 혼자에게 최면(?)을 거는 것처럼 말하기도 하고 아니면 무슨 주문을 외우는 것처럼 자신에게 말한다. 영화에서는 정말로 르네가 한번 뒤돌아 보고 씨익 웃어 준다... 2021. 7. 31.
[관하여... 시리즈] 이별에 관하여... *!*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사랑한다고, 너무나 뒤늦게 알았다고... 언젠가 '세'가 해 주었던 야간 비행사 이야기를 그대로 '세'에게 해 주고 싶어. 너는 내 고향이라고, 너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내 삶속에서 내가 머리를 둘데라고. 하지만 나, 너를 위해 한 일이 아무 것도 없어 말할 수 없어... 아니, 한 일들이 있지. 너를 위해 한 일들이 아무 것도 없다면 다행이련만, 한 일들이 있어. 너를 기다리게 하고, 너를 걷게 하고, 너를 아무 것도 못 하게 하고, 너를 무시하고, 너를 괴롭혀, 결국은 너를 분열시켰지. 이젠 분열도 끝나 내게서 마음이 떠나 버린 너를 향해 이제와 사랑한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니... 신 경숙의 '깊은 슬픔'중에.. 2021. 7. 31.
어떤 기억 속으로... *!*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지난 일요일 새벽. 꼭 축구를 보아야 겠다는 열망보다는 다가온 프로젝트의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느라 어쩔 수 없이 새벽녁까지 실험실에 있게 되었다. 조금은 피곤한 마음에 실험실에서 후배들과 같이 축구는 보는 것보다 얼른 씻고 나서 침대에 누워 편안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방으로 내려와 후다닥 씻고나서 침대에 있는 쿠션들을 모아 거기에 기대어 축구 경기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렸다. 왠지 이러고 있으면 노곤한 기분과 함께 참 편해지는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이미 알려진 대로 참담한 것이었다. 후반전 중반쯤 지나자 이미 경기에 흥미를 잃어 버렸고 야식조차 챙겨 먹지 않아서 그랬던지 무척 배가 고파오기.. 2021. 6. 18.
나란 사람은... *!*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나도 잘 모른다. 후후... 누군가의 지적처럼 때론 스스로도 자폐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너무나 어리광(?)만 부리는 어린 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에겐 어떤 느낌일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나에게 있어선 에세이 보드는 일기장이다. 다른 사람들이 그 내용을 읽고 어떤 느낌을 받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실체가 감추어진 '피터'란 이름으로 난 어떤 내 안에 갖힌 감정을 적어 내려 가는 경우가 많다. 행복할 때는 행복한 기분으로 또 너무나 우울하면 또 그런 우울한 기분으로 생각나는 것들을 적는다. 그렇지만 여기서 보이는 내 모습은 정말 내가 가진 모습의 반도 안 된다는 느낌이다. 보이지 않는 더욱.. 2021. 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