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첫 아침 식사
시차 때문에 잠을 설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제 시간에 자고 제 시간에 일어 났다. 건너방 아이들은 제대로 잤는지 궁금해서 건너가 확인해 보니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 하긴 했어도 비교적 제 시간에 잘 잔 것 같았다. 혹시라도 새벽에 깨서 설치지는 않았는지 궁금했는데 그러지는 않았는듯.
아이들을 깨워 1층 식당으로 내려 갔다. 호텔 패키지에 아침 뷔페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행하다보면 아침 해결하는게 큰 문제 중에 하나이다. 그래서 호텔을 예약할 때 가급적 아침이 포함되는 곳을 찾는데 미국 내에서 여행할 때는 주로 Holiday Inn & Suite을 이용했다. Suite이 있는 방이 다섯 가족 쓰기가 편했고 아침 식사가 포함되어 있으니까. 이런 곳의 아침 식사는 여러 빵 종류와 소세지, 스크램블 에그, 팬케이크 정도가 대부분이고 고급 호텔이 아니니 음식의 퀄리티도 그냥 패스트푸드 식당의 퀄리티 정도. 하루 이틀 정도는 그냥 먹을만 한데 그 이상은 너무 물리는 메뉴이기도 하다. 조금 더 신경 쓰면 Embassy Suites에 가는데 여기는 추가로 스크램블 에그를 요리사가 직접 만들어 주고 전체적인 퀄리티도 더 낫다.
그런데 이곳 호텔의 아침 식사는 정말 달랐다. 일단 저렴한 종류의 식단이 아니라 상당히 고퀄리티의 재료가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이탈리아답게 여러 종류의 햄과 치즈가 준비되어 있었고, 훈제연어, 갓 구운 듯한 여러 종류의 빵, 그리고 과일도 매일 새로 준비하는 듯 신선했다. 그리고 음식을 담아 오는 것은 뷔페이니 셀프서비스이지만 나머지는 풀서비스였다. 식당에 들어 가면 방번호를 확인하고 나서는 안내해 주는 자리에 앉고 나면 어떤 음료를 마실지 주문을 받았다. 일부 주스류는 뷔페 부스 안에 있어서 직접 가져다 마실 수 있었지만 대부분 아메리카노 커피, 혹은 카프치노 커피, 티 등을 마실 건지 물어 보고 직접 내린 커피를 손 크기 만한 자기 주전자에 가져다 주었다. 그럼 두번정도 리필해 마실 수 있는 만큼의 양이 된다. 정말 기억에 남을만한 멋진 아침 식사였다.
우피치 미술관 가는 길
구지 따져보자면 첫날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 여행의 첫날 일정은 오전에 우피치 미술관 (Uffizi Gallery), 그리고 오후에 Palazzo Vecchio였다. 호텔을 나서기 전 프론트 데스크에서 지도를 받았다. 그리고 방향을 잡고는 Arno 강 방향으로 쭉 걸어 내려 갔다. Arno 강은 피렌체를 가로 지르는 강이다. 런던은 템즈, 파리는 센, 서울은 한강처럼 대부분의 큰 도시들이 강을 하나씩 끼고 있듯이 피렌체의 강은 이 Arno 강이다.
처음 방문한 지역에 여행을 가서 지도를 펼쳐 가야 할 곳을 찾고 나면 그 다음 어려운 문제가 얼마나 먼지, 걸어 갈 수는 있는 건지 감을 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Google Maps도 어느 정도 거리와 걸었을 때 시간을 보여 주지만 숫자 상의 시간과 실제 걸었을 때 느끼는 체감은 종종 다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10분거리라고 나올 때 그래도 좀 되겠지 싶었지만 호텔에서 나와 Arno 강 방향으로 몇 블럭을 걷고 나서 이제 반쯤 오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하던 차에 바로 눈 앞에 Arno 강이 펼쳐졌다. 다시 한번 피렌체가 정말 작은 곳이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가 보아야 할 모든 곳은 다 걸어서 해결할 수 있다!!!
아무래도 피렌체 전체를 가로지르는 강이다 보니 여러 개의 다리가 Arno 강 위에 놓여 있지만 그 중에 가장 유명한 다리를 꼽으라면 이 Ponte Vecchio일 것이다. Ponte가 이탈리아 말로 다리/Bridge라는 뜻이다. 다른 일반 다리와 다른 점은 그 다리 위에 4층짜리 건물이 양편으로 서 있고 일층은 보석 가게로 가득차 있다는 것이다. 다른 종류의 기념품 가게들도 있을 줄 알았는데 정말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전부 보석/시계 혹은 금장식류의 가게만 있었다. 워낙 유명한 다리이다 보니 사람들로 엄청 붐볐지만 가게에 들나드는 사람들은 별로 많지 않았다. 내가 걱정할 건 아니지만 이래서 장사가 되긴 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종종 그런 곳들이 있다. 굉장히 유명해서 관광 안내서 어디나 나오는, 그래서 다들 꼭 가 봐야 하는 곳이라고 안내되지만 막상 가보면 그냥 그 자체로 끝인 장소. 사실 나에겐 이 Ponte Vecchio가 그랬다. 워낙 유명해 다리 한번 건너 갔다 오면서 중간에 아치형으로 열린 곳을 통해 사진 몇장 찍고는 그게 다인 장소.
그래도 실망하지는 않았다. 이 먼 이탈리아, 피렌체까지 온 이유는 사진에서만, 동영상에서만 보아오던 그런 작은 장소라도 직접 와 보고 경험해 보기 위한 것이니까. 하지만 오늘의 목적지는 Ponte Vecchio가 아닌 우피치 미술관. Arno 강을 따라 Ponte Vecchio에서 조금만 더 올라 가면 미술관 건물과 만날 수 있다.
피렌체에 왔으면 Duomo 다음으로 반드시 가 보아야 하는 곳이 이 우피치 미술관(Uffizi Gallery)이다. 출발하기 전 가 보아 할 곳들을 찾으며 열심히 공부할 때 찾아본 이 우피치 미술관에 대한 설명에 따르면 성수기인 여름철엔 입장만 5시간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반드시 미리 표를 예매해 놓고 가라고 한다. 그 조언에 따라 출발하기 전에 인터넷으로 미리 예매를 했었는데 우리 방문한 12월, 그것도 크리스마스 시즌은 오히려 비수기라서 그런지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았고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여유가 있었다. 인터넷으로 예매한 표는 우선 오른편 Box Office에 가서 제시하면 입장권을 새로 프린트 해서 건네 준다. 이를 들고 건너편 왼쪽 건물 미술관 입구로 입장하면 된다.
우피치 미술관
1층은 미술관이라기 보다는 박물관에 가깝다. 피렌체 도시에 대한 이야기들, 그 지역의 오래된 신문, 역사 등에 대한 내용물들로 가득차 있었다. 일부 조각상도 있었지만 별로 시선을 끄는 조각상들은 아니었다. 그래서 약간은 그냥 평범한 미술관 아닌 박물관이 아닌가라고 생각도 했다. 그런데 1층 구역을 지나 복도 끝, 3층으로 곧장 올라가는 계단을 따라 3층에 도착하면 그제서야 입이 떡 벌어지는 광경이 펼쳐진다.
사실상 미술관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높게 솓아 오른 복도의 천장은 빼곡하게 그림으로 채워져 있고 복도 양편은 고대 로마부터 르네상스 시대의 흉상으로 줄 세워져 있고, 결코 짧지 않은 복도인데도 그 전부를 빼곡히 채웠다. 더 놀라운 것은 천장화 바로 밑에는 메디치 가문 사람들의 초상화가 걸려 있는데 몇개가 걸려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졸업 앨범 사진 걸어 놓은 것처럼 다닥다닥 이어져 저 복도 끝까지 이어져 있다. 이 3층에 서고 나서야 아, 이 미술관이 왜 유명한 건지, 왜 꼭 방문해야 하는지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규모와 크기, 아름다움으로 압도 당할 수 있구나 하는 걸 느끼게 된다. 그리고 우피치 미술관은 그 시작에 불과했다.
그 복도를 따라 좌측으로 문이 여러개 있는데 아마 그 시절 각 사무실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 사무실 방 하나 하나에 진품 그림들과 조각상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래서 관람은 그 방마다 하나씩 방문하면서 그림, 조각상 들을 감상하는 것인데 방마다 서로 이어져 있고 작게나마 이 방향으로 움직이라고 동선을 알려 주는 화살표가 있다. 물론 그 동선이 아니더라도 자유롭게 여기 저기 돌아 다니면서 볼 수 있다.
사진을 일일이 찍어 담아 오지는 못했지만 돌아 다니다 보면 정말 옛날 미술 교과서나 미술사 책에서나 보던 진품들을 직접 볼 수 있다.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는 그 박물관의 대표이자 커다란 방 하나를 혼자 독차지 하고 있고 늘 수많은 사람들에게 둘러 쌓여 있지만 정작 그 크기는 30in x 21in (77cm x 53cm)로 대각선 37in 정도. 즉 40in TV 화면 사이즈보다도 작다. 그래서 교과서나 미술사 책, 혹은 인터넷에서 사진으로만 볼 때는 그 크기가 잘 가늠이 안 되는데 우피치 미술관에서 보는 진품들은 생각보다 훨씬 크기가 컸다.
어떤 작품들은 그 방의 한면 전체를 채운 것들도 있고, 가까이 가서야 겨우 살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멀찍히 떨어져 있어도 눈에 훤하게 들어오는 그런 사이즈들의 그림들이 정말 많았다. 그런 전시물로 가득찬 방을 두어개쯤 지나고 나서 또 다시 깨달은 건, 그런 그림들이 벽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각 방의 천장도 복도와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그림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비어 있는 공간은 절대로 허락하지 않으려는 듯이 그림과 그림들 사이는 액자 테두리처럼, 그런데 그냥 일반 테두리가 아니라 여러 모양의 조각들이 새겨져 있는 테두리로 마감이 되어 그냥 천장 한면을 떼어다가 벽에 세워 두면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품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이런 미술품들은 다른 보호막 없이 그냥 벽에 걸려 있다. 물론 센서가 있어서 너무 가까이 다가가는 경우 경보가 울리기도 하지만 유리나 다른 보호막 없이 그 모양 그대로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의 경우 유화인 걸로 아는데 많은 그림들을 둘러 보고는 그 대부분이 나무판 위에 그려졌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일부 그림들은 가까이서 보게 되면 보존이 잘 안 된 오래된 경우 갈라진 나무결도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천장화들이 가능했는지도 모르겠다. 종이에 그림을 그려 천장에 붙여 놓은 것이 아닌 나무로 된 천장에 직접 그림을 그려 넣었다는 뜻이 될테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런 천장화는 우피치 미술관의 특징은 아니었다. 르네상스 시대에 만들어진 다른 어느 곳을 가더라도 방은 대부분 이렇게 천장화로 꾸며져 있었다.
우피치 미술관에 본 여러가지 진품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이건 정말 워낙 유명하고 귀해서 인지 유리로 된 보호막 안에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보호막 안에 있어서 더 가까이 다가가 볼 수 있었다. 붓터치, 색감까지 그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아는 작품이라 그런지 다른 그림은 지나치면서 보게 되었지만 이 그림만은 그 앞에서 한참 서 있었다.
그런데 조금 솔직히 말하자면 그림 자체에 감명을 받았다기 보다 이런 명화를 직접 볼 수 있구나하는 것에 더 감탄했다고 고백한다.
앞으로도 몇번 이런 표현을 더 쓰겠지만 이탈리아에서의 미술관/박물관에서 받는 공통적인 느낌은 규모와 크기에서 일단 관람객을 압도한다는 것이다. ㄷ 형태의 우피치 미술관의 한쪽 면에 해당하는 부분을 둘러 보는데만 거의 2시간 넘게 소비했다. 각 그림과 조각상마다 그 그림에 대한 설명이 붙어 있었지만 중요한 것 몇개만 읽고 지나가고 나머지는 아, 이런게 있구나 하고 스쳐 지나가는데도 그만한 시간이 걸린 것이다. 일단은 이렇게 스쳐 지나가지만 다음엔 좀 더 편안하게, 시간에 쫓기지 말고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불유급(過拂有給)
넘치면 모자란만 못하다.
엄청난 규모와 크기에 자못 놀라고 나서, 그리고 더 여유를 가지고 시간을 보내지 못한게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불행하게도 건너편 복도로 넘어가고 나서는 이 생각이 들었다.
건너편 복도의 전시실도 여러가지 조각상과 멋진 그림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지만 이미 2시간 넘게 같은 것들을 보고 있자니 처음에 받았던 그 놀라움과 감탄이 서서히 줄고 있는 걸 느낀 것이다. 특히 그림들은 중세를 거쳐 르네상스 초기까지만 하더라도 거의 대부분 성서의 이야기, 아기 예수의 탄생, 수태 고지, 성모와 아기 예수 그리고 천사들의 모습, 십자가 위의 예수님의 모습들을 그리고 있다. 서로 다른 그림들이 서로 다른 화가에 의해 조금씩 다른 구도로 그려져 있지만 막상 그 내용은 이 몇가지에서 별로 벗어나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전시실에는 성모와 아기 예수의 성화의 그림으로 가득 찼는데, 다음 전시실로 옮겨 가니 거기도 같은 내용의 그림으로 또 다시 가득차 있었다. 분명 저 그림들을 이렇게 한군데 모아 두지 않고 다른 장소 다른 공간에서 따로 따로 보았더라면 훨씬 더 인상적이었을텐데 말이다.
이런 느낌을 더 더욱 강하게 받은 건 건너편 건물의 2층으로 내려 갔을 때였다. 그 층은 반신상으로만 가득찬 공간이었다. 그 중에는 역대 로마 황제, 피렌체 가문의 사람들, 조각가 자신의 초상 등 여러 종류들이 있었지만 그 전체가 그렇게 반신상으로만 가득차 있으면 그 때부턴 아무 것도 아닌게 된다. 더더욱 하나 하나의 조각상들이 누구를 나타내고 있는지 설명도 없다면.
그래서 중세/초기 르네상스 시대 보다는 고대 로마, 그리고 후기 르네상스 시대를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종교에 치우쳐져 획일화된 주제의 그림/조각상이 아니라 좀 더 자유롭고 여러 가지 주제를 다룬 그림/조각상들이 훨씬 감상 하기 좋았고 이게 무슨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는지 아는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첫 건물에서의 2시간은 감탄으로, 건너편 건물에서의 30분은 감상이 아닌 운동으로 채우고 나서 우피치 미술관을 빠져 나오니 그 바로 옆이 공사 중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공사는 우피치 미술관의 확장 공사라고 한다. 전시할 건 너무 많은데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전시할 것이 너무 많다고 그걸 무작정 나열만 해 놓으면 이야기가 없어진다. 그럼 또 나와 같이 첫 2시간의 감탄이 나머지 1시간의 운동 시간으로 끝나는 경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누가 큐레이터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걸 잘 알아챌 수 있는 사람이 새 공간을 채워 넣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생긴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은 관람하는 그 자체로도 신비로운 그림이지만 설명란에 누가 언제 그렸고 바탕 재질은 무엇에 무슨 물감으로 그렸다고만 적혀 있으면 그냥 설명에서 끝난다. 하지만 그 모델은 누구이며 비너스가 거품에서 태어 났다고 알려져 있어서 그림 배경에 보면 바닷가에 거품이 표현되어 있다고 덧불여 있다면 그 때부턴 스토리가 되고 그 그림을 보는 재미가 더해질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과불유급. 그 말이 생각이 났다. 스토리 없는 명화의 나열은 자칫 잘못하면 오래된 그림들의 창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는 걸로 끝날 수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피치 미술관에 실망했느냐, 그런 절대 아니다. 누군가 나에게 피렌체에서 꼭 가보아야 할 곳 하나를 꼽으면 이 우피치 미술관을 꼽을 것이다.
첫 이탈리아식 점심 식사
우피치 미술관에서 환희도 얻고 약간의 아쉬움도 남긴 채 다시 시내로 나오니 점심 시간이 조금 지난 1시경이 되었다. 이제 McDonald's도 아닌, 한식도 아닌 정말 첫 이탈리아 음식을 먹을 때가 되었다. 그렇지만 워낙 주변 여기 저기에 보이는 식당들 중에 어디로 가야 할지 조금은 난감하던 차에 여행 안내서에서 읽었던 구절 하나가 생각이 났다. 맛집은 도로변이 아니라 뒷골목에 있다. 그래서 복잡함을 떠나 살짝 뒷 골목으로 들어 가니 여기 저기 작은 식당들이 눈에 들어 왔다. 뒷 골목이라고 해 봐야 그 근처 모든 곳이 관광지였기 때문에 사람들로 복작복작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두어 블럭쯤 둘러 보고 나서 선택한 곳은 피자집. 이탈리아 정통 피자는 어떨까 궁금하기도 해서 선택했는데 나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미국에서 먹던 피자와 또 그렇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구지 비교해 보자면 미국에서의 피자는 인스턴트 음식의 느낌이 강한 반면, 여기 이탈리아에서의 피자는 수제의 느낌이 더 강했다고나 할까.
이 피자 가게를 찾아 들어 가기 전에 골목 건너편 가게에 사람들이 정말 많이 줄 서 있으면서 주문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All'Antico Vinaio라는 피렌체에서 제법 유명한 샌드위치 가게였다. 커다랗고 납짝한 빵 사이에 여러가지 햄과 치즈를 넣어 주는 파니니 샌드위치 같았는데 돌아 다니면서 그렇게 줄을 서서 샌드위치를 사서 먹는 건 여기 말고는 보지 못했다. 여기가 본점인듯 했고 길 건너에는 분점 같은 것이 있었는데 여긴 아애 주문 kiosk가 따로 있어 주문만 전문으로 받기도 했다.
둘째가 이런 류의 샌드위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사 먹어 보지는 못했는데 사람들이 그렇게 모이는 걸로 봐서 한번쯤은 사 먹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피렌체 다시 돌아 오기 위한 핑게거리에 하나 더 추가.
어찌저찌 점심도 해결을 했겠다 다음 일정은 바로 옆에 붙은 Palazzo Vecchio.
거기에도 기대하고 있던 뭔가가 있었다.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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