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기숙사에 처음 들어 온지 일주일쯤 되니 가져온 양말을
다 신어서 처음으로 빨래를 해야만 했다. 고등학교까지야
어머니께서 빨래를 다 해 주셨으니까.. 나로써는 하루 신고
벗어 두면 며칠뒤 그냥 양말 바구니에서 꺼내어 신기만 되었다.
그치만.. 이제는 내 손으로 빨래를 하지 않으면.. 냄새나는
양말을 다시 신어야 하는 위기에 몰린 셈이다.
>> 참고로 전 깔끔한 남자랍니다... :) 못 믿겠다구요?? :(
나는 우선 수퍼에 가서 무슨 세제가 좋은지 한잠을 골랐고
결국 방송에 많이 나오던 수퍼타이를 하나 샀다. (그때 세제가
3000원쯤 하는 것도 첨 알았다.) 그런데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막상 빨래를 세탁기에 부어 넣고 시작을 해야 하겠는데....
이거 어디서 부터 시작을 하는 거지... 음냐...
내가 1학년때 첨 살던 기숙사는 2동이었는데, 그때는 맨 처음
금성 백조세탁기인가... 몬가였는데 지금처럼 단추만 꾹꾹 눌러서
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 타이머방식으로 끼릭끼릭 돌리다가
바짝 타이머를 당겨 올리면 시작하는 그런 것이었다. 설명서를 한참 읽어보니
풀 코스가 있고, 일반 코스가 울 코스가 있었다. 그래.. 그럼 난 일반..
그래서 일반 코스에 넣고 타이머를 쭈욱 당겼다. 그랬더니 쿵쾅거리면서
세탁기가 돌기 시작했다... 난 참 신기했다. 음.. 빨래가 이런 식으로
되는구나.. 하고 빨래 끝날때까지 모가 좋은지 한참을 구경했다.
빨래가 다 끝나고 탈수까지 자동으로 되데...
난 탈수된 빨래를 꺼내와 방에 들어오니.. 에구.. 이걸 어떻게 말리지..
할 수 없이 빨래를 침대위에 쌓아두고 다시 수퍼에 갔다... 한참을 뒤진
후에야 빨래를 널 수 있는 널대를 사왔고... 겨우 첫 빨래를 성공작으로
끝낼 수 있었다. 그리고 집에 전화해서 막 자랑하던 생각이 난다.
엄마.. 저 빨래 했어요....
1학년때는 그랬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빨래야 가뿐하게 해 버린다.
아침에 나가기 전에 한가득 부어 놓고 돌려서 점심 먹고 들어와
빨래줄에 널어 놓으니까... 그치만 한참 바쁠때에는 빨래할 여유가 없을
때도 있다. 그럴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양말이다. 한번은 미처
빨래를 하지 못해서 가장 깨끗한 놈 골라 신기도 했고, 아니면 양말을
새로 샀다... 누구는 뒤집어도 신는다는데....
그래서인지 빨래를 하려고 세탁기에서 앞선 사람 빨래를 꺼내다 보면
태반이 양말이다.. 누구 방에 들어 가 보면 주룩주룩 오징어 말리듯이
양말만이 널려 있다.
87선배중에 누구는 아애 한달치 양말을 장만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선배가 양말수를 계산하면서 하루에 세끼 식사하는 것이
문뜩 생각 났는지 그만 30일 날수에 3을 곱했단다. 그래서 졸지에
90켤레를 샀다나... 그 선배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고 팔고 그랬다든데...
전에는 꼭 행굴때를 기달려 피죤을 넣었다. 난 몸에 정전기가 많아서..
그치만 그것도 언제 부터는 귀찮아서 넣지 않았다. 여름에는 괜찮지만
가을, 겨울에는 이 정전기땜시 무척 고생한다. 얼마전에는 방에서 옷을
벗는데 (마침 방돌이가 자느라고 불이 다 꺼져 있었다) 옷에서 불꽃이
번쩍 번쩍 이는 거다... 야.. 멋있다... 하고 옷장을 잡는 순간...
빠지직.... 으악.... 난 완존히 숫불 갈비가 되었다....
이젠 혼자서 빨래두 하는데.. 어디 이 참한 총각 데려갈때 없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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