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언제나 하는 이야기지만, 오늘도 우리 패거리 이야기...
2학년때쯤 일꺼다.
학생식당 밥에 질린 우리들은 머리를 싸매고 모의(?)를
한 끝에 MT를 가기로 했는데... 멀리 가는 것이 아니라
바로 학생회관으로...
우선 5000원씩 회비를 모아 그걸로 쌀과 고기를 샀다.
물론 상추도 있어야 겠지... 코펠과 버너는 여기저기서 동냥해서
구하고.. 이런거 첨해보느라, 쌀을 얼마나 사야하며
고기도 얼마나 있어야 되는지 잘 몰랐기 땜에 우선은 넉넉하게 샀다.
고기는 미리 양념도 사서 재워놓고...
드디어 우리의 MT날...
우리는 준비한 것을 가지고 학생회관으로 올라갔다.
학생회관 4층에 가면 베란다가 있고 거기가 바로 우리의 MT 장소였다.
코펠을 꺼내고 불을 붙이고 쌀 씻어서 밥 짓고, 고기 굽고...
우리는 마치 정말이지 먼 MT 라도 온 것처럼 준비했다.
드디어 밥이 끓기 시작하고, 고기는 노릇노릇 구워지고
이제 준비끝.. 우리는 우리가 직접 지은 밥으로 맛있게 식사를 했다.
발 아래 학교를 쳐다보며...
우리 중에 여자가 세명이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애들이 밥을 해 본 적이
없다는 거다. 시상에나... 그려면서 어떻게 시집은 가겠다는 건지..
(하나는 결국 시집 갔는데 그 집에 집들이 가서 보니 밥은 잘 했더라..
그래서 그때 그 이야기하면서 막 웃었다. 역시 밥은 밥통이
좋아야 한다고..)
약간은 밥이 설익은 부분도 있었지만 MT 에서는 그런 맛이 또 먹는 것
아닌가... 밥은 적당했지만, 뽀지게 먹어보자던 고기는 너무나 많이
사서 그만 3분의 1이나 남아버렸다. 그래서 학생회관 뒤쳐서
아는 친구들 데려다가 먹이고...
문제는 설거지였는데, 이 기지배들이 뭐 이런데서는 남자가 다 하는
거라며 손두 꼼짝 할 생각을 안 하는 거다.
에구구... 결국 우리 남자들이 수세미로 기름때 박박 씻어가며
설것이를 했다. 그것두 여학생 화장실에서...
아마 그때만큼 재미있게 모여 논 적은 없는것 같은데...
앞으로는 MT 란걸 같이 가기 힘드니까...
그래서인지 학생회관만 가면 웬지 그 베란다를 쳐다보게 되고
그 고기굽고 밥해 먹던 생각이 난다.
그 밥, 참 맛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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