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아침에 일어나면 아무런 생각없이 발길은 도서관으로 향한다.
(<- 정확히 '향했다'가 맞겠군.. 요즈음 칼같이 실험실로
출근해야 하니까..)
하루종일 생활의 터전은 도서관이다. 수업이 끝나면 도서관으로
식후에도 도서관으로, 할일 없는 주말에도 도서관으로...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도서관에 가는 것은 단지 공부만을
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그렇게 도서관에서 살면서 공부만 했다면
아마 난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자판만 두들기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도서관에 가면 같이 놀 친구들이 있다. 거기서 잡담하고 장난치고,
그러다 가끔 공부도 좀 하고.. :)
학부때에는 같이 모여 공부하던 스터디 글럽 친구들이 있어서
맨날 도서관2층 맨 구석 테이블을 점령(?)라고 살았다.
테이블 하나에 6명이 앉을 수 있는데 우리 멤버는 4명으로 시작했으니까
초기에는 두자리가 비었었다. 하지만 우리가 얼마나 떠들었는지
그 두자리는 대부분 비어 있기가 일수였다. 너무나 시끄러워서
두시간도 못 버티고 다들 다른 자리를 찾아 가곤 했으니까..
하지만 끝까지 붙어 있던 몇사람은 우리에게 말려서 (같이 놀다가)
대부분 한학기를 넘기지 못하고 다 군대를 갔다....
우리가 군대 보낸 사람만해도... 잠깐 세어도 넷은 된다.
암튼 대단한 멤버들이었다. 도서관 사서가 와서 좀 조용히 하라고
경고(?)를 줄 정도 였으니까...
하지만 우리 멤버는 모두 공부를 잘했다...
남들을 말면서도 우리는 잘했다는 것이 조금은 이상하지만
모두 3.4이상 받아서 우등상 받았고, 그 중에 한명은 졸업식때
여자 수석으로 졸업했으니까...
도서관은 이모저모로 놀기가 좋다..(?)
널린 것이 친구들이고 읽을 만한 책들은 주위에 깔렸고...
동전이 없어도 한바퀴만 돌면 가뿐히 동전으로 2000원은 모을 수 있으니까.
도서관은 2시까지 개방하기 때문에 밤 늦게까지 공부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몰 지각한 친구들이 더 늦게 있다가 그 안에 갖히곤 한다.
그 안에 갖히면 어쩔수 없이 다음날 문 열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용감한 내 친구는 소화전에서 호스를 꺼내 2층 난간에 묶고
전산소로 줄타고 내려왔다. 대단한 친구다.
그치만 이렇게 모험을 싫어하는 또 다른 친구는 축제때 술 왕창먹고
도서관에 갔다가(왜 술 먹고 도서관 갔는지는 모르겠다..?? )
서가 사이에서 잠깐 잠이 들었는데 깨어보니 4시더란다.
모 지가 어쩔수 있어야지.. 아침까지 느긋하게 다시 잘 수 밖에...
얼마전 도서관 교육 받으러 간 자리에서 사서 한분이 이야기해준다.
자기가 처음 이 학교에 왔을때 학생수가 무척 적어서 한산했단다.
얼마나 한산했냐하면 어느 남녀학생 둘이서 서가 사이에서 숨바꼭질을
하더라든가... 그리고 그 커플 얼마전에 결혼 했다든데...
암튼 도서관은 이 학교 건물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추억이 많은 곳이다.
덧붙임:::
Peter's Theorem 1.
우리가 누리는 가장 큰 행복중에 하나는 마음을 열고 자유로히 대할 수
....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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