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영화를 보면서 가끔은 영화 오른편에 쓰여 지는 자막을 일부러 읽지
않는 경우가 있다. 내 스스로 영어 히어링 능력이 얼마나 될까 테스트도
좀 해 볼겸 해서 말이다. 하지만 영어 테스트 할 때 천천히 들려 오던
말과는 달리 생활 영어와 또한 자기 네들이 사용하는 은어까지 마구 섞여
나오는 영어 대사는 나로 하여금 엉뚱한 해석을 가져 오게도 한다.
때론 전혀 알아 들을 수 없는 단어도 튀어 나오니 말이다.
그런 것중에 하나가 바로 영화 '고스트'에서 있었다.
페트릭 스웨이지가 데미 무어와 뮤지컬을 보고 극장에서 나와
집으로 나오는 길에 서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서로 팔장을 끼고
걸으면서 데미 무어가 페트릭 스웨이지에게 말한다.
"I love you."
"#%&@#&"
뭐라고?? 페트릭 스웨이지가 데미 무어에게 뭐라고 말은 했는데 도무지
알아 들을 수가 없었던 말이었다. '디..' 뭐라고 하던데...
이 단어는 나중에 우피 골드버그가 데미 무어를 설득 시키는데 결정적으로
사용된다.
'디토(오리지날 발음으로 우아하게 '디로' 비슷하겠지? 후후)'
우리나라 발음으로 쓰자면 그렇다.
하지만 나로서는 처음 들어 보는 단어였다. 영화 중간에 데미 무어가
이 단어를 가지고 시비(?)거는 장면도 나온다. 왜 당신은 나에게
사랑한다는 말(Love you)란 말을 한번도 안 하냐고. 당신은 항상
나의 말(Love you)에 대해 '디토'라고만 대답한다고..
그런데 대체 '디토'는 무슨 뜻인데?? 나는 영화를 보면서 이 단어가
무슨 뜻일까 한참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내가 아는 단어 범위에는
들어 있지 않았다. :(
그렇게 잊어 먹고 있던 단어를 다시금 떠올리고 이해하게 된 것은
2학년때였다. '상미분 방정식'이란 과목을 듣고 있었는데 교수님이
영국분이셨다. 수업 진행을 영어로 하셔서 거의 못 알아 들었지만(^^;)
그래도 무척 재미 있었다. 하루는 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고스트'
영화에서 나온 그 '디토'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수식 하나를 쓰시고
그 밑에 똑같은 식이 나올 때 칠판에 '' 이란 표시를 하시면서 '디토'라고
하신 것이었다. 우리가 잘 못 알아 듣자 교수님이 이게 '위와 같음' 혹은
'똑같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해 주셨다. 그리고 바로 영화 '고스트'를
예로 들면서 거기서 그런 대사가 나온다고 말이다.
아하~ 그게 바로 그런 뜻이었구나. 데미 무어가 '당신을 사랑해' 할 때
페트릭 스웨이지는 '디토(그래, 나도 마찬가지야)'라고 말한 거구나..
데미 무어가 맨날 '디토'라고만 한다고 시비(?)걸 때 페트릭 스웨이지가
하던 말이 있다. 웬지 사랑한다(love you)는 말은 너무 흔한거 같다고.
사람들이 하도 사랑, 사랑이란 말을 해서 웬지 그 말을 쓴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말 같다고.
그 말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너무나
'사랑한다'는 말을 남용(?)하는 것 같다. 시도 때도 없이 사랑한다는 말을
한다면 나중에 '사랑한다'는 말이 정말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로 들릴까?
글쎄... 나중에는 오히려 싫증나는 소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때론 나도 페트릭 스웨이지처럼 '사랑한다'는 말을 대신 할 수 있는
다른 말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은 아끼고 아끼다가 꼭 필요한 순간에 한 번
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치 페트릭 스웨이지가 하늘 나라로
되돌아 가기전 꼭 한번 데미 무어에게 '사랑한다'라고 말한 것 처럼
말이다.
사랑한다는 말 대신 무슨 말이 좋을까?
'디토(ditto)?' 나도 이걸 대신 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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