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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크의 추억

어떤 모험

by 피터K 2021. 4. 19.

*!*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저에게는 참 묘한 버릇이  하나있지요... 

잠을 청하기전에 매일 아침 나의 잠을 깨워주는 시계에게 묘한 주문을

하는 겁니다...


     "이 피터는 낼 아침 10시에 교수님과 미팅이 있으니까, 너 꼭 나를

      8시에 깨워야 해! 알겠지?"

     "Yes, sir !!"     ^_^


후후.. 2시간전에 일어나 뭘 하느냐고요? 음.. 아침에 일어나 이것저것

챙기다 보면 교수님을 만나기전에 2시간이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요..

씻고... 밥 먹고... 교수님한테 드릴 것 정리하고... 말씀 드릴 것

미리 적어 놓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수님한테 깨지기(?)전에

심호흡도 좀 하구....  우황청심환은 준비했나??    :)

하지만, 이렇게 미리 일어나는 이유는 그런 준비때문이 아니랍니다.

저의 쫄병(시계.. )이  저를 8시에 깨우면.. 전 다시 이 녀석을 조용히

넉다운 시킨답니다... 9시에 다시 울리게 맞추는 거지요.. 그리고  저는

다시 따뜻한 이불속으로.. 꿈틀꿈틀.....


후후.. 전 참으로 그런 것을 즐기는 것 같아요... 아침에 일어나되,

더 잘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잔다.... 옹야옹야...~~

웬지 그런 비몽사몽간이면 기분이 좋더군요.. 나른해 지고... 

잠을 더 잘 수 있다는 그런 기쁨.. 와우~~

그러고 보면 전 참으로 잠꾸러기인가 봅니다. 하루 24시간중에서 

반 이상은 잠으로 보내는 것 같으니까요... 모 사실 워낙 체력이 없다보니까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비실댈 수 밖에 없지요.. 그래서인가??

아니면 잠은 잘수록 는다는 그런 말때문인가??    모 암튼...


그렇게 잠깐 잠이 깨었다가 반쯤 잠이 든 상태에서는 참으로 별별 생각이

다 들곤 합니다. 오늘 해야 할 일들이 주루룩 지나가고, 또 친구와의

약속... 그리고 그렇게나 나를 애먹이는 문제들이 쫘악 풀리지요...

그러면 여엉 골치 아팠던 것들이 깨끗히 해결이 되곤 하지요...


흑흑... 하지만 문제가 있기는 있답니다. 그렇게 문제가 풀려서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더라도, 막상 다시 잠이 깨고 나면 어떻게 풀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나는거 있죠?  흑흑... 이럴수가....


그래도 웬지 모르게 매일 밤마다 저는 모험을 하곤 합니다.. 

그런데 왜 이걸 모험이라고 부르냐고요? .... 음.. 그건 이렇게 잠을 깨는 것에는

아주 심각한 위험이 하나 따르기 때문이지요... 그 위험때문에 저는 이것을

모험이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그건.... 음... 8시에 일어나 다시 9시에

맞추어 놓고 자는 것은 좋은데... 자칫 잘못하다가는... 9시에 못 일어나는

수가 있어요... 그만 다시 잠들면서 푸욱.. 잠에 빠져 버리기도 하는 

것이지요... 그러고 보면 몇번 그래서 낭패를 본 적이 있군요..

어제도 그렇게 일어나려다가 그만 수업이 없다는 생각이 번쩍 드는 바람에

12시가 다 되어서 일어 났답니다... 그래서 우리 실험실 벌칙에 따라

2000원이 박사과정형에게 상납하구요...   :(

(우리 실험실에 룰이 하나 있는데.. 그건 아침에 10시 30분까지 못 올라

오는 사람은 2000원의 벌금은 무는 것이지요... 음.. )


아무튼, 지금 저는 지금 내려가 자면서 다시 그 모험을 하려고 합니다.

이번엔 무슨 문제가 풀릴지 궁금하기도 하군요.. 이번엔 기억이 날까??

후후.. 낼 아침에 일어나 나도 모르게 내 얼굴에 가득 적셔진 행복을 안고

크게, 아주 기분 좋게 기지개를 폈으면 좋겠군요... 이야아~~~ 아웅~~


어때요? 이런 모험?  해 볼만 하지 않겠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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