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때론 누군가를 무척이나 찾고 싶을때가 있다. 급히 연락을 해야 할
일이 있거나 아니면 그 사람이 보고 싶을때...
아마 이럴때를 위해 쓰라고 누군가 삐삐라는 것을 발명해 내지 않았을까
모르겠다. 후후...
그래서... 나도 얼마전에 삐삐를 하나 구입했다. 다른 사람이 얼마나
나를 찾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음냐...
성당에 다니면서 청년회 활동을 하고 있다. 거기에서 사귄 친구들과
모여 이야기 하다 보면 나와는 참 많이 다름을 느낀다. 몇년동안 공돌이
사고 방식에 취한 나는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또 다른 시각으로
화제를 삼는 친구들이 처음엔 참 서먹서먹했었다. 우선, 같이 대화를 할
주제가 적었으니까 말이다. 후후... 그치만 나도 이제는 많이 익숙해지고
좋은 대화를 나누는 편이지만...
그래도 한가지 나를 속썩이던 것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삐삐였다.
그 친구들은 이제 졸업을 하고 사회생활들을 하다 보니 대부분 삐삐
정도는 하나씩 다아 차고 다니는 것이었다. 그래... 모 사실 요즈음은
고등학생들도 하고 다닌다고 하던데...
학교에서야 삐삐를 찬 사람이 더 적으니 그렇다 치지만 성당에 모임에
가면 삐삐없는 나는 때론 무척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다.
"야! 삐삐 쳐...."
후후.. 그 말이 얼마나 부럽게 들리던지...
성당 청년회 활동이 많아지다 보니 나도 때론 연락을 받을 일이 많아졌다.
모임에, 부탁에.. 기타 등등...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이야 각자 가진
삐삐로 연락들이 금방 되지만 실험실에 항상 붙어 있지만은 않은 나는
가끔 연락이 안되어 친구들의 애를 태운 모양이다...
"피터야.. 너두 삐삐 해라...응?"
"야! 연락 받을때도 별로 없는데, 해서 모하게..."
"내가 매일 쳐 줄께... " :P
그래서.. 결국 주위의 압력(?)에... 나도 하나 구입하게 된것이다.
<< 정말로 이유같지 않은 이유같다..... :)
하지만 삐삐를 구입했는데 여느 것과는 달리 개통이 금방 안 되었다.
전산망이 죽었다나...모라나... 그래서 삐삐는 구입했지만 만 하루는 그냥
멋으로 차고 다닐수 밖에 없었다.
삐삐를 구입하고 나니 마치 어린애에게 장난감이 처음 쥐어진 그런
기분이었다. 아마 어느 누구도 처음으로 그런 것을 대하게 되면 그런
느낌을 가질 것이다. 개통이 되자마자 내가 아는 사람들 삐삐에 전부
내 삐삐 번호를 쳐서 보냈으니까... 후후...
그랬더니 금방들 연락이 오는거다.. 읔.. 1분 간격으로 5개가 한꺼번에...
전화를 하고 있는중에도 갑자기 삐삐가 와서 막 당황하던 일도 있었다...
에구구...
그리고 처음 음성이 들어 왔을때 듣는 방법을 몰라서 허둥대던 일 하며...
이제는 조금 잠잠해 지면 정말 나를 찾을때만 삐삐가 들어 오곤 한다.
그리고.. 언젠가 전화를 기다린다던 그런 느낌처럼..
이젠 은근히 나의 삐삐가 울리길 기다려 본다.
"삐리릭...삐리릭..."
항상 허리춤에서 울리는 그 소리가 나에게 오늘의 또 다른 행복을
전해 주는 소리가 되기를 빌어보며....
어쩌면 나는 허리춤에 그런 행복주머니를 차고 있는 것은 아닐지...
삐리릭..... 삐리릭....
>> 앗! 누굴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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