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매일 아침이면 거의 무의식적으로 나를 괴롭히는 자명종을 잠 재우고
잠이 나에게서 달아나려하면 나는 모가 그렇게 아쉬운지 그 녀석을
꼬옥 잡아 두려고 노력한다. 야아.. 지금 가지 말구 한 5분만
나랑 더 놀다가... 우씨..! 지금 간다구...? :(
한참이나 잠과 실랑이를 하다가 잠이란 녀석이 나의 유혹을 물리치고
가 버리면 나는 부시시한 얼굴로 침대에서 일어난다.
몇번 이불속에서 뒹굴러 보기도 하지만 그래봐야 시간만 낭비일 뿐이고..
세면도구가 담긴 바구니를 들고 세면대로 향한다. 그리고 치약을
쭈욱 짜내어서 칫솔에 바르고 이빨을 청소한다.
그때 바로 나의 앞에서 나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모습..
바로 나의 모습이다. :)
항상 나는 나로부터 다른 것을 본다.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느끼지만
실재로 나의 눈이 보는 것은 밖에 널려있는 사물이지, 나 자신은 아니다.
그렇지만 거울을 보면 '나'를 볼 수 있다. 마음이라는 뜻의 '나'가
아닌 바로 남에게 비치는 외모로서의 '나'...
아침마다, 혹은 다른 곳에서 거울을 쳐다 볼 때마다 비치는 나를
볼때, 가끔 생각을 하곤 한다.
으이구... 저 웬수... :)
외모.. 글쎄.. 이번에 설을 쇠면서 모처럼 시간이 나길래 키즈서
알게된 사람들을 조금 만나볼 기회가 있었다. 챗방에서 챗팅을 하거나
혹은 톡을 서로 걸어서 톡을 하게 되거나... 그렇게 사람을 사귀게 되다 보면,
난 가끔 지금 내가 이야기 하는 사람이 어떻게 생긴 사람일까? 하고
궁금해 지기도 한다. 이야기가 너무 재미 있다거나, 서로 나누는 이야기가
오래 기억에 남을 소재라면 더더욱..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의 학교, 하는 일들을 이야기로 나누게
되고, 나중에 가서는 서로의 외모에 대해서 말을 나오곤 한다.
이럴때, 나로써는 참으로 말하기 곤란한 것이 있는데... 사람들이
나의 몸무게를 물어 볼때이다. 음... 실은 난 너무나 말랐기 때문이다.
아마도 조금만 노력한다면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을 정도로... :)
** <- 그런데 이게 웃을 일인가?? :( **
그래서 일까? 난 상당히 어려 보인다. 이 나이(?)에 한번은 나이트 갔다가
주민등록증을 제시해야 했던 적도 있으니까...
얼굴을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그렇게 또 만나기란 쉽지도 않다.
옷 색깔, 생김새... 기타 등등 별별 수단을 다 동원해서 서로가
서로임을 확인 해야 한다. 한번은 서로 못 만난 적도 있었지.. 아마...
이번에 집에 가서 또 한번 키즈 친구를 만났을때, 그 친구가
한 말... 넌 내가 생각했던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란다우형의 말도... 피터는 내가 만나 본 키즈 사람들중에
생각한 이미지와 젤루 비슷하네...
음.. 어디서 그런 이미지가 풍기는 걸까??
하지만, 나는 자주 보는 나의 모습이 아닌 가끔 마주치게 되는
나의 모습에 때론 황당하다.. 너무나 나라는 사람의 외모에 대해서
낮선 사람이니까...
거울속에 나의 모습이 꼭 나를 다 표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마주치는 나의 모습이 너무나 어색한 것은.. 내가 나의
속마음뿐만이 아니라 나의 겉모습도 너무 모르기 때문일까?
나? 글쎄.. 내가 누구지 ?!?!?!?!
'작가의 마을 - 옛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글은... (0) | 2021.04.19 |
---|---|
실수 하나쯤은... (0) | 2021.04.19 |
추억 속의 그림자 (0) | 2021.04.19 |
꼬마 도둑 (0) | 2021.04.19 |
편지 한 통 (0) | 2021.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