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도서관 옥상에 올라 사방을 돌아 보면 학교가 한눈에 다 들어온다.
그 말은 학교가 참 작다는 말이 되나??
하지만 처음 학교에 왔을때는 그 모든 것이 다 커 보였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본건물 이외에는 다른 건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사진으로만 보던 건물들을 직접 보니 더 크게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렇게 크다고만 느껴지던 학교도 5년이라는 세월동안 살다보니
때론 너무 좁게만 느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학교 사람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만날때에는...
우리학교는 이공계의 단과대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로 부터
흔히 말하는 '공돌이, 공순이'라는 말을 가끔 듣게 된다.
'공돌(순)이'의 일반적인 사람들의 시각은 그렇다.
문학과 예술에 대한 인식과 감정이 적다.....
너무나 수치적으로만 계산을 하려고 든다.....
감성적이기 보다는 이지적이다....
그리고... 말이 안 통한다....
나도 그 '공돌이'로써 그런 말을 듣게 되면 반론을 필 수밖에
없다... 우리가 모 어때서 그러느냐...
우리도 예술을 즐길줄 알고, 음악을 들으면 눈물을 흘릴줄 알고,
멋진 시를 짓기도 한다고...
......
그렇지만, '공돌이'로써 무언가를 보고 느끼는 감정은 다른 사람(?)과는
다른 모양이다. 대학교 2학년 겨울 방학 미국에 여행갔을때 일이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 올라서 맨하탄의 거대한 야경을
바라 보았다.. 그 야경을 보면서... 처음 들었던 생각이 왜 하필
그런 공학적인 생각이었을까??
"저 전구들을 다 켤려면 과연 얼마만한 발전소가 있어야 할까? "
그렇게 생각이 굳어져 간다는 생각이 가끔 든다... 조금은 슬픈 일이지만..
더구나.. 학교가 무척이나 좁을 것을 느낄때에는 더더욱..
최근에는 성당에서 활동을 많이 하게 되면서, 우리 학교 사람들이 아닌
사람들과 이야기 할 기회가 많아졌다. 그러면서 순수하게 공학이 아닌
다른 것을 전공한 사람들과 많이 접하게 되고...
그러면서 느끼는 것은 서로 공유할 주제가 없다는 것...
결코 학교안에서는 친구들과 이야기 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것들..
그것을 요즈음은 많이 느끼게 된다.
앞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또한 여러 사람들을 만나서 알게 되고
사귀게 되면서... 나의 입이 그저 장식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포스테크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