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이번 학기에는 어떻게 된 일인지, 월,수,금에는 수없이 하나도
없다. 처음 수강 신청을 했을때에는 월,수,금 오전에 있는 수업을
신청을 했었는데 그만 개강하면서 그 수업이 화,목으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나는 원래 조금 게으르기 때문에 일부러 수강신청을
할때가 되면 듣고 싶은 과목이외에도 아침 일찍이 있는 수업을
신청하곤 한다. 늦어도 10시쯤에 있는... 그래야 아침에 무서운(?) 각오로
일어 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어제 1시에 잤는데도, 오늘 11시 30분에 일어났다.
쩝... 에구구...)
차라리 아침 일찍 일어나 수업을 듣고, 모 졸리면 잠시 내려가
점심때까지 다시 꾸던 꿈을 다시 꾸던가... 후후.. 2부로...
그래서 인지 이번 학기는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지만 벌써 피곤함을
느낀다. 일이 많아도 월,수,금은 느긋하게 하다 보니 시간을 더 효용성있게
못 쓰는 것같고, 대신 화,목은 수업만 들으러 다닌다. 마치 학부생들 처럼...
대학원생이므로 9학점, 3과목밖에 안 되지만 아침에 한 과목, 그리고
1시 15분부터 시작하는 2 과목을 연속으로 들어야 한다.
그걸 식곤증이라고 하던가??
점심을 먹고 나서 들어가는 수업은 괜시리 졸립다. 더우기 교수님도
원래 말씀을 나긋나긋하게 하시는 분이라, 과목이름과는 달리 마치
'최면술, 과연 어떤 것인가...' 하는 과목처럼 들린다... 교수님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나를 최면에 거는 것처럼 들리니 말이다.
그러니 수업에 집중이 될리 없다. 교수님이 칠판에 적어 주시는 필기만
아무 생각없이 노트에 옮겨 적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받아 적고 있으면서도, 나는 속으로는 딴 생각을 하곤 한다.
상상의 나래를 아주 멋있게 펴는 것이다. 크크크...
공학계열의 수업이라는 것이 다 그렇듯이 잠시만 집중을 하지 않으면
금방 그 흐름을 이해하지 못한다. 수식이 난무하고 그 식을 유도하고
풀고 있는 것을 깜빡하는 새에 놓쳐 버리고 마니, 수업이 재미 있을리도
없고.. 그 식을 유도하기 위해 그 식을 처음으로 세운 사람은 며칠 몇달을
연구해서 얻은 것인데 식만보고 담박에 이해한다는 자체도 어려울 뿐더러..
가뜩이나 화,목 수업은 1시간 15분짜리이다. 그러니 때론 수업이 수업이
아니라 전쟁이다... 바로 지겨움과 졸음이라는 두 적과의 전쟁...
하지만 이 전쟁에서 나는 가끔 지곤한다. 그래서인지 수업이 끝나고
연구실로 돌아와 노트를 펴보면 참으로 가관이다.. 이걸 지금 필기라고
한건가.. 싶을 정도로... 글씨는 거의 상형문자 수준이고 다시 읽으려면
상폴레옹(음.. 로제타석을 해석한 고대 문자 해석가지 아마...)의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오죽하면 내가 적었는데도 이해가 안 갈까?? 쩝....
그렇게 수업을 듣다 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하나 있는데, 수업시간에
그렇게 졸립다가도 막상 수업 끝나기 10분전쯤 되면 그 졸음이 말끔히
가신다는 거다. 그때는 눈망울이 얼마나 초롱초롱 해지는지..
신기할 정도다.. 에구... 그렇지만 그때 초롱초롱 해지면 모하나...
수업은 이제 막 끝이 날려고 하는데...
벌써 수요일도 다아 지나가고 내일이면 또 다시 전쟁을 치루어야하는
목요일이 된다. 벌써 은근히 걱정이 된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
누구처럼 수업시간에 졸다가 책상을 뒤집으며 떨어 지는 것은 아닌지...
다행이 우리 교수님 수업은 없다만, 대학원 수업이 15명정도 들으니
교수님이 누가 누군지는 다아 아시는데...
벌써 마음은 긴장이 되고 있다... 하지만 내일은...
초전 박살!!!
PS: 후후.. 그래도 어쩔 수 없나보다... 이 글도 너무 졸려서
교수님 몰래 수업시간에 뒤에 앉아 적은 글이니까... ^_^
포스테크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