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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미국 직장 생활 이야기

인사 평가 / 연봉 조정 / 인사 고과 보너스

by 피터K 2023. 5. 27.

얼마 전에 회사 HR에게서 전체 매니저들에게 메일이 하나 왔다. 조만간 Focal Review를 시작한다는 안내 메일이었다. Focal이란 단어가 조금은 낯설지만 그냥 쉽게 말하면 연봉 조정 / 승진 심사를 시작한다는 뜻이다. 한국에서는 매년 초, 혹은 연말이 인사 이동이 있고 승진 등등이 이루어지지만 미국 회사에서는 딱히 정해진 때는 없고 회사마다 다 다른 것 같다. 이전 회사에서는 보너스는 12월 마지막 paycheck 때, 인사 평가는 3-4월쯤에,  승진은 6월-7월에 이루어졌던 걸로 기억한다. 반면에 지금 회사는 보너스가 1년에 두번으로 나누어서 2월/8월에 한번씩, 인사 평가는 연말에 시작해서 1월 말까지 마무리 하고 6월에 연봉 조정과 승진이 이루어진다.

 

항상 미국의 생활/회사 이야기를 적을 때마다 "일반적으로" 라고 적기가 곤란할 때가 많은데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워낙 회사 마다 각양각색이라 어떻다고 이야기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일반적"이라고 이야기 하기 보다 지난 회사, 그리고 지금 회사의 경험담을 이야기 해 보려 한다.

 

 

인사 평가 방법

 

이전 회사의 인사 평가는 조금 특이했다. 벌써 오래 전 일이라 정확하지는 않은데 1월 중에 인사 평가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단 전체 이메일로 performance evaluation 기간에 대한 안내가 오고 언제부터 언제까지 evaluation을 마치라고 한다. 먼저 self evaluation을 하게 되는데 마치 자기 소개서처럼 지난 1년 동안 어떤 프로젝트들에 대해서 일을 했는지, 그 성과는 어땠는지 작성하면 된다. Self evaluation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반성문이나 시말서가 아니라 내가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 어필하는 부분이므로 잘 한 것들, 그리고 성과가 큰 것들 위주로 작성하게 된다. 그리고 인사 평가 시스템에 입력하면 일단 내 부분은 끝난다.

 

여기까지는 대부분 하는 것이지만 특이한 부분은 그 다음 순서였다. Peer review라는 것인데 팀 내의 다른 동료를 선택해 내 평가를 부탁하는 것이다. 보통 3-5명을 선택해야 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 사람에게 메일을 보내서 내 평가 내용을 매니저에게 보내 달라고 부탁하면 부탁 받은 사람은 각 평가 내용을 매니저에게만 보내게 된다.

그렇게 전체 평가 과정이 끝나고 나면 나중에 매니저랑 면담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어떤 부분은 잘 했고 어떤 부분은 조금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그 한해 동안의 목표 같은 것을 함께 세우게 된다. 워낙 시시각각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달라지기도 하고 그래서 1년 계획이 그대로 진행되지 않기도 하지만 그래도 목표 없이 일을 하는 것이랑 하나라도 목표가 있는 것은 다른지라 가급적 해 낼 수 있는 목표를 잡게 된다.

 

그리고 나중에 내 인사 시스템에 들어가 보면 내가 리뷰를 요청한 사람들의 내 리뷰를 볼 수 있는데 그 사람이 리뷰한 내용 전체가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매니저가 어느 정도 filtering을 해서 올려 놓게 된다. 이 과정이 필요한 건 그 리뷰한 사람이 누구인지 가리기 위한 것이다. 종종 리뷰 내용이 너무 구체적이면 누가 어떤 리뷰를 남겼는지 알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부탁한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는 상태에서 조금만 유추해 보면 금방 알아 낼 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가급적 직접적인 부정적 표현은 사용하지 않고 이러면 더 좋았을텐데 라는 식의 리뷰가 있기도 하다. 이 리뷰는 시스템에 계속 남아 있게 되고 나중에 승진 심사를 하거나 팀을 옮기거나 할 때 매니저들이나 그 윗 사람들이 리뷰를 열어 보고 참고 한다고 들었다.

 

반면에 지금 회사는 인사 평가 과정이 조금은 간단하다고 볼 수 있다. 12월 중순쯤에 self evaluation이 시작되어 1월 첫주까지 마쳐야 하는데 어떤 특정 형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마찬가지로 자기 소개서처럼 적어 나가면 된다. 매니저가 된 후에 각 팀원들의 self evaluation을 다 받아 보고 읽어 보게 되었는데 정말 각 사람마다 그 형식이 각양각색이었다. 정말 에세이 쓰듯이 지난 일년간 맡은 프로젝트를 줄줄이 써 놓은 팀원이 있는가 하면 summary로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을 먼저 적고 그 뒤에 각 항목에 대해서 한 두줄로 요약을 하는 팀원도 있었다. 

 

사실 매니저는 그 동안 팀원들과 일을 함께 해 오면서 어떤 일들을 어떻게 했는지 잘 알기 때문에 이 self evaluation이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그래도 참고 할 수는 있다. Self evaluation이 끝나고 나면 manager's review가 기다리고 있는데 말하자면 각 팀원들의 self evaluation에 답장을 다는 것이다. 어떤 어떤 것들이 좋았고 이런 이런 것들을 앞으로 더 잘 했으면 좋겠다는 리뷰를 적고 나면 평가 등급을 매기게 된다. 사실 간단히 말하자면 A/B/C/D/F 와 같이 학점을 주는 셈인데 이런 A/B/C/D/F의 등급이 아니라 Extra-ordinary, Exceed, Satisfactory 등과 같이 표현이 되어 있다. 기대치의 105%에서 95% 사이를 하게 되면 satisfactory 를 받게 되고 잘하는 사람이면 Exceed를, 정말 정말 잘하는 사람이 Extra-ordinary를 받게 된다.

Manager's review가 끝나면 그 내용이 팀원에게 되돌아 간다. 그러면 그 때 자신의 평가 등급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만일 그 평가 등급이 납득이 가지 않거나 만족스럽지 않으면 매니저와 면담을 요청할 수도 있다. 다른 특별한 의견이 없으면 accept를 하면 인사 평가가 끝나게 된다.

 

 

연봉 조정

 

이전 회사에서는 연봉 조정이 언제 이루어졌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매년 2-3%의 인상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 회사에서는 focal review라는 것이 6월에 이루어지는데 이 때 연봉 조정과 승진 등이 이루어진다. 다만 여기서 연봉 협상이 아닌 조정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매년 연봉 조정할 때마다 매니저와 협상을 통해서 연봉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 상 매니저가 연봉 인상분을 정한 다음에 통보해 주는 형식이 된다. 미국 회사도 벌써 20년 가까이 다녔지만 연봉 협상은 처음 입사 할 때나 하는 것이지 매년 연봉 인상/조정 할 때마다 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아주 특별한 일, 예를 들어 승진이 있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면 보통 일년에 2-3% 정도 연봉이 오른다. 그런데 이게 모든 팀원이 같은 비율로 오르는 것이 아니다. 5월 중순쯤 되면 focal review가 시작된다고 안내 메일이 오고 first line manager들, 즉 팀원을 가진 맨 첫번째 매니저들에게 focal process가 열린다. 이 때 회사에서 정한 그 해 인상율을 기준으로 이 매니저가 할당 할 수 있는 총 금액이 함께 표시 된다.

 

예를 들어 팀원이 세명 있는데 각각 현재 연봉이 $120,000 / $110,000 / $100,000 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그 해 회사에서 정한 인상율이 3%라고 하면 이 first line manager에게 할당된 총 인상분 예산은 ( $120,000 + $110,000 + $100,000 ) * 0.03 = $9,900 이다. 이 예산 안에서 각 팀원들에게 인상분을 결정하면 된다. 쉽게 다같이 3%씩 나누어 줄 수도 있지만 만일 이 가운데 조금 더 잘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조금 더 인상분을 줄 수도 있다. 그런데 총 예산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누군가 더 준다는 의미는 누군가의 인상분을 낮추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여기 많은 고려 사항들이 있다.

 

첫번째 고려 사항은 그 사람의 평가이다. A/B/C/D 학점 주는 것처럼 이미 평가가 되어 있으니 그에 따라 잘 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더, 아닌 사람에게는 조금 낮게 줄 수 있는 것이다. 두번째 고려 사항은 HR에서 제공하는 정보이다. HR에서는 그 사람의 경력, 직급 등을 고려 해서 이 업계의 평균 연봉을 계산해 놓고 있다. 그리고 그 평균값을 기준으로 이 사람의 연봉이 평균보다 높은지 아닌지를 제공하여 준다. 이 정보를 가지고 HR에 각 매니저들에게 연봉 조정 가이드 라인을 제공해 주는데, 우선 낮은 직급의 사람에게 우선 순위를, 이 평균값보다 낮은데 평가가 높은 사람에게 우선 순위를, 평균값보다 낮은 사람에게 우선 순위를 두도록 가이드 해 준다.

 

원리는 이렇게 간단하지만 사실 first line manager에게는 그다지 융통성을 가질 수 없다. 할당된 총 예산이 $9,900이니 이건 나눌 때 누굴 더 주려고 해도 몇백불 선에서 정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신 정말 누구에게 더 주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들면 자신의 매니저, 즉 second line manager에게 이야기 하면 된다. 

 

여기서 second line manager는 director 혹은 group director 처럼 매니저들을 관리하는 사람이 된다. 이들이 경우 first line manager와는 달리 총 인상분 예산보다 조금 더 많은 예산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운용하는데 있어서 조금 더 유연성을 발휘 할 수 있다. First line manager가 각 인상분을 정해서 submit을 하고 나면 second line manage가 여기에서 조금 더 조정을 하게 되고 순차적으로 그 윗선으로 올라 가게 된다. Third line manager부터는 일반 팀원들 개개인까지 잘 모르기 때문에 그들이 직접 조정하지는 않고 second line manager가 요청을 하는 경우 보통 가능한 범위 내에서 조정을 할 수 있다. 

 

 

보너스 지급

 

회사마다 title, 즉 직급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전 회사에서의 직급 이름은 staff, senior staff, princial engineer 등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이건 외적으로 부르는 이름이고 내부적으로는 직급 코드가 있어 그것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그 직급 코드에 따가 보너스 기준이 있다. 지금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staff에 해당하는 직급을 가진 사람은 연봉의 15%, senior staff의 경우 20%, principal engineer의 경우 25%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 해 회사에서 보너스를 100% 지급하기로 했으면 기본적으로 이 수치에 맞게 보너스가 지급된다. 이건 기준점인 것이고 여기에 +/-가 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이전 회사에서는 12월의 마지막 월급날에 이 보너스를 한번에 지급했다.

 

지금 회사의 경우 일년에 보너스를 2차례 나누어서 지급한다. 마찬가지로 연봉의 10%, 15% 등의 직급별 기준이 있는데 2차례 나누어 지급하다보니 계산 방법이 조금 복잡해 보일 수도 있다. 먼저 상반기의 보너스는 상반기 내 총 연봉 지급 금액의 해당 %로 결정된다. 즉, 연봉이 $120,000이면 상반기 동안 $60,000을 받았으므로 여기의 10% 보너스면 $6,000이 보너스로 지급된다. 그리고 다시 하반기에 하반기 동안의 연봉 $60,000의 10%, $6,000이 지급된다. 일년 전체로 보면 연봉 $120,000에 총 보너스 지급 $12,000이므로 딱 10%가 되기는 한다. 뭐 결국엔 조삼모사다. 한번에 받느냐 아니면 두번에 나누어서 받느냐의 차이일뿐이 말이다.

 

그럼 실제 이 보너스 지급 기준과 실제 결정은 어떻게 나는 것일까.

일단 이 과정은 앞선 연봉 조정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회사에서 올해 총 지급하기로 결정된 보너스 총 예산이 100%라고 하면 직급별 기준에 맞도록 전체 보너스 예산이 first line manager에게 할당된다. 예를 들어 first line manager에게 3명의 팀원이 있는데 각각의 연봉과 보너스 기준이 다음과 같다고 가정해 보면,

 

팀원 A : 연봉 $200,000, 보너스 기준 15%

팀원 B : 연봉 $150,000 보너스 기준 10%

팀원 C : 연봉 $130,000 보너스 기준 10%

 

이 first line manager에게 할당된 총 보너스 예산은 ( $200,000 * 0.15 + $150,000 * 0.1 + $130,000 * 0.1 ) = $58,000이다. 이 예산 안에서 각자에게 보너스를 할당해 줄 수 있다. 연봉 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예산에 여유분이 없으므로 누군가에게 더 주고 싶으면 어쩔 수 없이 누군가의 보너스를 줄일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빠지기도 하는데 연봉 인상의 경우 전체 연봉 인상율이 공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낮게 인상을 해 주더라도 회사에서 그렇게 정했다고 핑게를 댈 수 있지만 보너스의 경우 자신의 기준 %를 알기 때문에 이보다 적게 지급되면 본인의 performance가 충분하지 않고 인사 평가가 낮다는 걸 금방 알 수가 있다. 그래서 역시 조금 조정이 필요한 경우 second line manager, 즉 자신의 manager에게 누구에게 더 예산을 할당해 줄 수 있을지 문의 하는 것이 좋다.

 

회사의 경영 사정이 좋아서 종종 보너스 내역을 전체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이번 분기에 성과가 너무 좋아 전체적으로 3% 더 주기로 했다고 하면 할당해 준 금액에 일괄적으로 3% 인상된 금액으로 보너스가 결정된다.

 

공식적으로 예산 할당이 다 끝나고 윗선으로 승인 절차가 올라가 CFO/CEO의 승인까지 다 나고 나면 최종적으로 결정된 금액으로 HR이 각 manager 들에게 letter를 PDF로 만들어 이메일로 보내 준다. 이 letter에는 정확히 얼마의 보너스가 지급될 것이라고 적혀 있어 연봉으로 나누어 보면 금방 몇 %가 지급되었는지 알 수가 있다. First line manager의 경우라도 자신들의 팀원의 최종 확정 보너스 금액을 이 letter가 전달될 때까지 알 수 가 없다. 위로 올라가는 동안 다른 매니저가 조정할 수도 있기 때문이고 종종 잘 나가는 사업부의 경우 그 윗선에서 전체적으로 2-3% 더 적용해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처음 할당했던 보너스 보다 작아져서 되돌아 오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

 

이렇게 PDF letter를 받으면 각 팀원들과 1x1 면담 스케줄을 잡는다. 이 기회가 사실상 팀원들과 각자의 performance에 대해서 review 하고 어떤 점을 잘 하고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좀 더 노력이 필요한지 등등을 이야기 할 기회가 된다. 잘 하는 팀원들에게 대해서는 그냥 잘 한다고 칭찬해 주고 계속 이렇게 잘 하자라고 말하고 끝나면 좋은데 사실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팀원들과 이야기 할 때는 조금 불편하게 사실이다. 인간 관계를 떠나서 회사의 사회 생활이기 때문에 애둘러 이야기 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면 좋은데 아무래도 이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가급적 직접적으로 표현해 주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도 좋은 것이고 또 그게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직급의 승진

 

보통 각 회사의 직급, 특히 엔지니어에 해당하는 직급은 일반 직급과 senior 직급으로 나눌 수 있다. 학부 혹은 석사까지 마치고 막 시작하는 직급에서 최소한 5년에서 10년 정도까지를 일반 직급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사이에서는 보통 한 직급에서 다른 직급으로 승진하는데 3년에서 4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대부분의 경우 매니저가 추천하는 경우 큰 무리 없이 승진하기 마련이다. 이 내용은 내가 속한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것이지 다른 기타 IT 기업들의 경우에는 다를 수도 있다. 

 

Senior 직급부터는 연봉/보너스 그리고 retention bonus라고 추가로 지급하는 stock/RSU 혹은 현금 보너스 등의 내용이 달라진다. 적어도 내가 속한 업계에서는 senior 직급에 올라가면 거의 매년 retention bonus로 RSU refresh가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직급부터는 승진이 일반 매니저가 추천하는 것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매니저가 이 사람을 승진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면 다른 매니저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추천서를 받거나 따로 승진심사 위원회 같은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 사람이 정말 승진 할만한 자격이 되는지를, 그 이상의 contribution이 있는지 심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은 그만큼 승진이 쉽지 않다는 것이고 회사 입장에서도 senior 직급에서 승진하는 경우 연봉, 그리고 특히 이런 retention bonus 같은 부분에서 예산이 더 들기 때문이다. 

 

한 회사에서 계속 일을 하는 경우에는 이런 순서를 밟아 나가지만 이직을 하는 경우 보통 지금의 직급보다 하나 더 높은 직급과 연봉으로 이동해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도 지금까지 이직을 하면서 조금씩 연봉을 올린 경우이고 매년 연봉이 오르는 속도보다 이직했을 때 한번씩 크게 올랐다. 하지만 이 경우도 일반 직급에서는 쉽지만 senior 직급의 경우 이직을 하면서 더 높은 직급과 연봉으로 올려 가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일반 직급에서는 이직하는 경우는 많이 볼 수 있고 어떤 경우에는 연봉을 올리기 위해서는 2-3년마다 이직하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게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senior 직급에서는 그게 쉽지 않아 10년차, 혹은 15년차쯤 되면 이직이 그렇게 많이 이루지지 않는다. 새로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도 너무 senior를 new-hire로 데려오는 경우 적응하는 문제, 그 사람이 어느 정도 contribution을 해 주어야 하는 부담이 생기기도 한다.

 

이직 때 인상이 대부분 이루어지고 때로는 승진을 하기 때문에 일반 직급 안에서는 이직해 들어 온 사람이 기존에 있던 사람들보다 경력/직급에서는 비슷하지만 연봉을 더 많이 받기도 하다. 매니저로서 사람을 뽑을 때 HR, 그리고 내 매니저에게 받았던 조언은 일단 경험 있는 사람을 받아 들이는 것이 쉽기 때문에 연봉 제시 금액은 조금 높을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의 performance를 보면서 매년 연봉 인상치, 보너스 지급 내용 등에서 조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장 이직의 경우 쉽게 다음 직급으로의 승진과 연봉을 올릴 수는 있지만 그 다음부터는 순전히 스스로의 능력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이직이 잦은 경우 어느 일정 선까지, senior 직급 전까지는 이직도 쉽지만 이직 후 충분히 그 실력을 보여 주지 못하는 경우 그 직급에서 senior로 승진하지 못하고 그 직급에서 정체되는 경우가 많기도 하다. 반면에 한 회사에서 꾸준히 일을 해 온 사람들은 그동안 충분한 contribution을 보여 주었고 그렇게 남아 있는 것 자체가 실력이 된다는 의미이므로 senior로의 승진에 조금 더 유리한 경우도 많이 보았다.

 

Senior직급인 Software Architect로 진급하기 전에는 일반 cubicle을 사용했었다.

 

Software Architect로 진급하고 나서는 자리를 창가 구석 자리로 옮겼다. 창가에 가까울수록 그리고 일반 복도에서 멀수록 상석 자리라고 보면 된다. Sr Software Architect로 더 진급하면서 cubicle이 아닌 office를 받을 자격이 되었지만 사무실에 office 공간이 너무 부족해서 받지 못하게 되었다. 내 매니저가 이것 때문에 office 마련 못 해 주었다고 상당히 미안해 했다.

 

이건 이전 회사에서 퇴사 하기 전까지 썼던 자리였는데 창가 맨끝자리였는데다가 입구 쪽을 보고 있는 자리라 office와 다름없었다. 내 선임이었던 사람이 매니저로 승진하면서 이 자리를 다른 팀 사람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아서 우겨서 나에게 물려 주었다. 이 자린 지금 생각해도 정말 좋은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