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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하루의 단상

알고리듬을 탓할까...

by 피터K 2022. 2. 11.
언제인지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600만불의 사나이"를 TBC에서 방영할 때니 정말 오래전 일이라고 생각한다.
 
당시만 하더라도 방송국이 전국네트워크가 아니어서 이번 주에 서울에서 방영했던 "600만불의 사나이"는 다음 주에나 부산에서 방영했더랬다.
 
그 날의 "600만불의 사나이"는 두편이 연결되는, 그리고 무척이나 중요했던 "소머즈"가 죽는 에피소드였던 걸로 기억한다. 서울에서 첫번째 에피소드를 보고 나서 이어지는 두번째 에피소드가 어떻게 될지 너무나 궁금해 하고 있었는데 그 주말에 아버지와 함께 부산에 있는 종가집에 갔어야만 했다.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 주에 부산에서는 "600만불의 사나이" 첫번째 에피소드가 방영되었고 서울로 올라오고 나니 그 두번째 에피소드는 벌써 방송되고 난 후였다. 지금처럼 다시 보기 그런 건 꿈도 꿀 수 없는 시대였다.
 
정말 억울했었나보다. 아직도 이 기억이 남아 있는 걸 보면....
 
한국과 미국의 시차가 있어서 미국이 한국보다 시간 상으로 하루가 늦다. 그래서 미국에서 한국 방송을 찾아 보면 이미 방송된 것들이 인터넷에 올라오게 된다. 뭐 대부분의 예능들은 크게 문제가 없다. 다만 어떤 중요한 드라마라든가 혹은 스포츠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요즈음 매주 챙겨 보는 프로그램이 "골 때리는 그녀들"인데 예능이면서도 스포츠 경기다. 그래서 매 수요일마다 기다리는데 오늘 아침 먹으면서 유튜브를 열었더니 정말 친철한 알고리듬(!!!)께서 한국 시간으로 어제 저녁 "골 때리는 그녀들"의 경기 스코어를 떡하니 첫 줄에 띄어 준다.... 망했다...
 
스포츠 경기라서 결과를 모르고 어떻게 되어 가는지 손에 땀을 쥐며 봐야 하는데 이미 김빠진 사이다 모양이 되어 버렸다.
 
별거 아닌데 그 옛날 부산에서 일주일 늦게 방영되던 "600만불의 사나이" 기억까지 떠오르며 아침부터 이렇게 포스팅하고 있는 걸보면 어지간히도 그 알고리듬에 분했나 보다.
 
아니다...
 
그냥 알고리듬이 착했다고 생각하자. 며칠 "그 해 우리는"에 빠져 메이킹을 찾아 보았더니 예쁜 웅이/연수 커플의 온갖 달달한 모습을 첫 페이지로 올려다 주던 알고리듬이 무슨 잘못이 있으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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