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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미국 일상 생활 이야기

미국 정착기 - 자동차 구매

by 피터K 2022. 1. 18.

미국 여행, 방문을 처음 하기 전에 미국에 대한 글들을 여러 개 찾아 읽어 보았었는데 그 때마다 언급되는 내용은 "미국은 자동차 천국"이라는 말이었다. 워낙 땅 크기가 크다 보니 대도심의 일부만 대중 교통 이용이 가능하고 주거 지역을 비롯한 도심지가 아닌 곳에서는 차가 없으면 다니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지금 살고 있는 Austin/TX 집에서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grocery가 있지만 San Jose/CA 살 때는 grocery가 걸어서 갈 거리가 전혀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라는 것은 필수품일 수 밖에 없고 보통 16세가 되면 면허증을 취득할 수 있어 많은 고등학생들이 부모님이 마련해 준 차를 몰고 등교/하교를 한다. 그래서 고등학교만 가더라도 학생 주차장이 정말 넓은 크기로 존재한다.

 

이렇게 수요가 많다보니 전세계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미국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게 되고 2007년 금융위기 전을 생각해 보면 정말 별의별 브랜드의 차를 보곤 했다. 그러다 보니 미국을 자동차의 천국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에 살 때 중고차 센터에 가서 94년식 현대 엑센트를 구입한 경험이 전부이고 새 차를 구매해 본 적은 없다. 중고차 센터에서 차를 구매하는 것이니 사고자 하는 차가 눈 앞에 있었고 몇가지 서류 작업만 하고 나면 하루 이틀 내에 가지고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새 차를 구입하는 경우에는 사고자 하는 모델과 옵션을 정하고 나서 계약을 하고 나면 차가 준비되는 대로 가서 사인하고 사는 걸로 아는데 인기 모델의 경우 길게는 몇개월까지 걸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그렇다면 생필품이라고 볼 수 있는 미국에서의 자동차 구매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한국에서의 새 차 구매 경험이 없어서 바로 비교는 못하겠지만 좀 특이하게 느껴졌던 미국에서의 자동차 구매 절차에 대해서 설명해 보고자 한다.

 

2022년 1월 기준, 지금까지 미국에서 다음의 자동차들을 구매해 보았다.

 

  • 2005년형 Honda Accord LX (2004년 11월 구매)
  • 2005년형 Honda CR-V LX (2004년 11월 구매)

 

위의 두 차는 미국에 처음 도착해서 Accord는 와이프용으로, CR-V는 내 출퇴근용으로 구매 했었다.

 

  • 2008년형 Honda Odyssey EX-L (2007년 7월 구매)

 

2007년 둘째가 태어나서 아무래도 아이가 있으면 mini-van이 제일 편해서 CR-V를 개인에게 팔고 구매했다.

 

  • 2007년형 Ford Escape XLT (2011년 9월 중고 구매)

 

개인적으로 SUV를 좋아하는데 당시 Odyssey를 구매할 때는 여유가 없어서 좀 더 가격을 더 받을 수 있었던 CR-V를 팔 수 밖에 없었다. 한 해인가 지나서 회사를 옮기게 되었는데 sign-on bonus를 받게 되고 여기에 Accord를 팔면 전부터 관심 있었던 Ford Escape를 중고로 살 수 있었다. 미국에 왔을 때 처음부터 Ford Escape를 사고 싶었지만 모두가 만류해서 당시에는 CR-V를 샀었더랬다. 

 

  • 2018년형 Honda Odyssey EX-L (2018년 초 구매)

세째까지 있어 아직 mini-van이 편했는데 이전 2008년형 Odyssey가 살살 맛이 가기 시작하더니 전기 계통에 문제가 생겨 밧데리가 계속해서 방전이 되었다. 밧데리도 교환해 보고 generator도 교환해 보았는데도 계속 방전이 일어나 어쩔 수 없이 새차로 바꿀 수 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 SUV가 좋아서 Honda Pilot으로 하고 싶었으나 와이프가 자기는 mini-van이 편하다고 해서 결국 Odyssey로 다시 돌아왔다.

 

Chevolet Traverse LT 2019

  • 2019년형 Chevolet Traverse LT (2018년 12월 구매)

Austin/TX로 옮겨 오고 나서 좀 더 큰 SUV를 타고 싶었고 타고 다니던 Ford Escape도 살살 고장나기 시작해서 바꾼 차.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 모두 6번의 자동차 구매를 해 보았고, Ford Escape만 중고로, 나머지는 모두 새차로 구매를 해 보았다. 중고로 구매하는 경우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 새차 구매했던 것들을 기준으로 정리해 보도록 하자.

 

 

Dealership

 

현대 자동차, 기아 자동차 대리점처럼 각 메이커별로 대리점이라고 할 수 있는 dealer 혹은 dealership 이라는 곳이 있다. 보통 자동차 메이커/브랜드 기준으로 해당 메이커/브랜드 별 차들을 파는데 한 메이커가 여러 종류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경우 브랜드 별로 dealer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GM이라는 거대한 메이커 안에 Chevolet라는 대중 브랜드가 하나의 dealer로, 픽업트럭과 SUV만 있는 GMC 브랜드, 고급 브랜드인 Buick과 Cadillac 모두 모아 하나의 dealer가 보통 존재한다. 한국과 다른 점은 dealer가 정확하게 대리점이 아니라는 점이다. 즉 각 dealer는 독립 사업자이고 메이커와는 거래하는 관계이다. 물론 해당 브랜드 dealer가 되려면 메이커 회사와 계약이 있어야 하겠지만 독립 사업자라고 표현하는 것은 대체로 도/소매상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Dealer는 메이커와 자동차에 대한 계약 대행을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메이커로부터 자동차를 사 온다. 그리고 그 자동차를 보관하고 있다가 구매자에게 직접 파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 dealership 홈페이지에 가면 자기네가 어떤 종류의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 내가 찾는 모델와 옵션, 혹은 컬러가 없다면 그 dealer에서 바로 살 수가 없다. 물론 주문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이지는 않다. 여태 주변에서 원하는 모델과 옵션, 컬러를 위해서 주문해 봤다는 경우는 한번도 보지 못했다.

 

 

Test Drive

 

마음에 드는 차량이 있으면 dealer를 방문해 test drive를 요청할 수 있다. 그러면 세일즈맨이 동석한 가운데 직접 가까운 거리를 운전해 보고 맘에 드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 보통 dealer 주변의 거리를 돌아 보게 되는데 일부 가까운 하이웨이에 나가서 잠깐 고속 운전도 해 보곤 한다. 구매하고 싶은 차를 이렇게 test drive 해 볼 수 있기 때문에 test drive에 사용되는 차량들이 20-30 마일 정도의 마일리지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해당 모델/옵션/컬러에 해당하는 새 차가 있으면 마일리지가 5마일 이내의 새차로 구매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 20-30 마일 정도 마일리지 가진 차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종종 30 마일 이상, 혹은 100 마일 이상 마일리지를 가진 차도 나오는데 이건 test drive로 집중적으로 사용되었거나 혹은 차가 수리에 들어갔을 때 대신 빌려 주는 차로 사용되었을 소지가 크다. 너무 높은 마일리지의 새 차인 경우엔 네고를 통해 가격을 더 낮추어 볼 수 있다.

 

 

자동차 가격 / MSRP

 

세일즈의 꽃이 자동차 세일즈라는 말이 있다. 좋은 뜻인지 나쁜 뜻인지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왜냐하면 자동차 가격은 정찰제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아니 소위 말하는 MSRP (Manufacturer's Suggested Retail Price), 즉 권장 소비자 가격이라는 것이 있다. 이 가격은 sticker price라고도 하는데 공장에서 생산되어 나올 때 그 자동차에 대한 정보, 차대번호 (VIN), 엔진타입, 무슨 옵션등이 포함되어 있는지, 그래서 총 가격이 얼마인지가 적혀 있는 반절지 크기의 종이가 자동차 윈도우에 sticker처럼 붙어 있어 그렇게 불리운다.

 

정찰제가 아니기 때문에 자동차 가격은 딱히 정해진 가격이 없다. 똑같은 모델, 똑같은 옵션, 똑같은 색상이라도 dealer 마다 가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우선 사고자 하는 모델/옵션/색상이 정해지면 주변 dealer들에게 가격을 문의해서 그 중에 가장 싼 가격을 주는 곳에서 사면 된다. 3-4만불 하는 차가 크게는 2-3천불까지도 차이가 나기도 한다. 

 

차 가격은 그렇게 정할 수 있지만 여기에 세금과 온갖 서류비가 들어 가게 된다. 한국처럼 교육세/공채 등과 같은 것을 내거나 살 필요가 없으므로 순수하게 sales tax만 세금으로 붙는다. 다만 거기에 온갖 서류비가 붙는데 자동차 등록비 같은 것이 기본이지만 때로는 무슨 항목인지 모를 별의별 내용이 다 있기도 하다. 그래서 차 가격은 이 dealer가 $2,000 더 싸지만 이런 영문모를 항목의 비용이 자질구래하게 붙어서 실제 구매 가격은 다른 dealer보다 더 높을 수도 있다. 그래서 보통 자동차 가격을 네고할 때는 OTD (out the door) 가격으로 흥정하게 된다. 이 가격은 자동차 가격에 모든 세금/비용을 포함해 실제적으로 내가 내야 하는 총금액을 말한다. 어떤 항목이 나도 모르게 더 추가 되었는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OTD 가격만 비교하면 어느 dealer에서 살지 쉽게 정할 수 있다. 

 

어느 정도의 크기를 가지는 도시에는 같은 브랜드의 dealer가 2-3개 정도가 있다. 그래서 그 중에서 가장 좋은 가격을 주는 곳을 선택하지만 그 브랜드의 dealer가 하나만 있다면 곤란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조금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다른 도시의 dealer에게도 연락해 볼 수 있다. 그래서 같은 도시 포함 보통 50마일 이내의 모든 dealer에게 연락해서 가장 좋은 가격을 찾아 보기도 한다. 멀리서 사더라도 일단 한번만 가져오면 되니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한국에서는 소위 말해서 현찰 박치기라고 해서 전액 현금으로 낼 경우 일부 할인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자동차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일부 dealer는 할부하는 것을 더 반긴다. 자기네들 입장에서는 받아야 할 총 금액이 할부를 하든지 아니면 전액 현금으로 사든지 차이가 없고 오히려 할부를 하는 경우 자동차 대출을 해 주는 회사로부터 커미션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종 미국에 온지 얼마 안 된 분들이 차를 전액 현금으로 사면 더 싸게 살 수 있냐고 물으시는데 정답은 결코 아니다이다. 

 

소형차도 2만불 대에서 full size SUV라고 산다고 하면 7-8만불까지도 올라가게 되는데 보통 일부 금액을 down payment라고 내가 부담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 자동차 할부를 하게 된다. Dealer에게 할부 조건을 알아 봐 달라고 하면 총 할부 금액이 얼마인지, 월 payment는 얼마인지, 이자율과 기간은 얼마가 되는지 확인해서 알려 준다.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 들이 자체 할부금융사를 보유하고 있어 그 회사를 통해 할부금융을 받기도 하지만 외부 금융사나 은행을 이용하기도 한다. 좋은 이자율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본인이 자신의 주거래 은행이나 신용조합 (credit union) 같은 곳에서 직접 알아 오면 dealer가 필요한 서류 작업을 해 준다. 짧게는 3년 36개월 할부부터 길게는 5년 60개월 할부도 하게 되지만 정말 비싼 차의 경우 6년 72개월 할부를 하는 것도 보았다. 

 

월 payment 금액을 줄이려면 당연이 빌리는 금액을 낮추면 된다. 그 말은 down payment 금액을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종종 down payment 금액이 2-3만불이 될 수도 있는데 이럴 때 유용하게 사용되는 것이 개인 체크이다. 신용 점수 (credit score)가 좋을 경우 바로 2-3만불이라도 개인 체크를 받으며 그렇지 못하면 은행에 가서 cashier's check를 만들어 오면 된다. 그 어느 누구도 2만불을 현금으로 들고와 내지 않는다. 그리고 미국 은행 시스템 상 계좌 이체라는 것도 실시간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개인 체크/cashier's check로 큰 금액들을 거래하게 된다. 

 

일단 자동차를 구매하고 나면 제일 피해야 할 일이 다른 사람은 얼마를 주고 샀는지 알아 보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자동차 가격이 정해진게 아니라 dealer 마다 서로 다른 가격을 제시 하기 때문에 그나마 싸게 샀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 알아 보면 그보다 분명이 더 싸게 산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이미 지불이 다 끝나고 나면 남이 더 싸게 샀다고 차를 반품하거나 dealer에게 가서 더 낮은 가격으로 다시 계산해 달라고 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일단 차를 사고 나면 다른 가격은 알아 보지 않는 것이 정신 건강에 제일 좋다. 그래도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이 필요한데 자동차 관련 인터넷 사이트들, carsdirect.com, truecar.com, 혹은 kbb.com 같은 곳을 찾아 보면 원하는 사양의 차를 원하는 지역에서 어느 정도 범위 내에서 살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대체로 그 범위의 중간값보다 낮게 샀거나 혹은 OTD 가격이 차의 원래 MSRP보다 낮다면 그냥 마음 편하니 잘 샀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최근에는 COVID 사태로 인한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으로 차 가격이 엄청 올랐다. 정확히 말하자면 MSRP는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실제 구매하는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다. 단순하게 수요/공급에 따른 가격 상승이다. 예전에는 dealer가 충분한 stock이 있어 경쟁을 할 수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자동차 생산 자체가 어려워 차 자체를 구하기 힘들다면 실제 파는 가격은 올라 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최근에 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을 보면 차 가격을 MSRP 이하로 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그보다 2-3천불을 더 주어야 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이건 차 가격만이므로 OTD는 여기에서 더 올라가게 된다.  

 

 

마지막 관문 - Financial adviser/manager

 

Dealership에서 자동차를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dealer가 가진 차 중에 골라서 사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마트에 가서 진열장 위의 물건을 고르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차를 어느 가격에 살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보통 세일즈 하는 분과 같이 앉아서 대체로 이야기를 하게 되고 이런 이런 가격으로 줄 수 있는지 확인하면 이 세일즈 하는 분이 자기 매니저에게 가서 가능한지 확인을 해 온다. 그런데 종종 이 과정에서 세일즈 하는 분이 매니저에게 가서 한참 있다가 돌아 온다거나, 혹은 어느 정도 낮은 가격을 제시해 주면서 지금 바로 계약하면 이 가격에 줄 수 있다고 말해 온다. 이건 어떻게 보면 자동차 세일즈의 수법이다. 사려고 하는 사람을 일부러 기다리게 한다거나 혹은 지금 바로 사면 이 가격이라든가 하는 것으로 혹하게 만들어 자동차를 파는 방법이다. 

 

차를 산다고 조언을 해 달라고 하면 반드시 나오는 이야기가 차를 사는 사람은 본인이므로 절대 세일즈/매니저에게 끌려 가면 안 된다, 만일 생각한 가격과 맞지 않으면 과감히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와라 하는 것들이다. 절대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잘 따져 봐야 한다는 것이다. 차를 이곳에서 사지 못하면 다른 곳에서 사면 되기 때문이다. 돈을 쓰는 사람은 고객이므로 세일즈/dealer에게 휘둘릴 이유가 없다. 이렇게 자리에서 일어나면 열에 아홉은 세일즈 하는 분이 새로운 가격을 가져 온다거나 아니면 다음 날 오늘은 이 가격이 된다며 연락이 오기도 한다. 

 

처음 mini-van을 사기 위해 알아 보러 다니던 중 Toyota dealer에 간 적이 있었다. 이런 이런 옵션을 포함한 Sienna의 가격을 보자고 했더니 미리 인터넷에서 알아본 가격과 한 $3000 차이가 났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프린트 한 내용을 꺼내 보여 주며 난 이 가격으로 알고 왔다 그랬더니 바로 5분 후 그 가격에 줄 수 있다며 알려 주었다. 그래서 그냥 그 자리에서 일어나 나와 버렸다. 앞으로 무슨 장난을 더 할지 몰라서였다. 아마 처음부터 알아본 가격으로 시작했으면 좀 더 고려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우여곡절을 다 겪고 차를 사기로 마음 먹었다면 이제 마지막 관문이 남았다.

 

세일즈 하는 분은 여기까지만 관여하고 이제 financial manager가 있는 방으로 옮겨 간다. 이제 이 방에서 온갖 서류에 대해서 사인을 하게 된다. 물론 이 방에 들어 오기 전에 모든 사항에 대해서 네고를 다 한 상태이지만 서류에 사인을 할 때 내용을 하나씩 다 확인해 보아야 한다. 대부분의 정직한 dealer들을 여기에서 장난치는 일이 없지만 종종 이 과정에서 미리 설명되지 않은 내용에 대해서 추가 비용이 붙는다거나 자기네들이 실수 한게 있다며 가격을 올리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단 서류에 사인하고 나면 돌이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자동차 구매 경험담 중 서류에 사인 다 하고 집에 와서 살펴 보는데 분명 이자율 얼마나 월 페이먼트가 얼마라고 들었는데 서류 상에는 다른 금액이 적혀 있다고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 오는 경우가 있다. 대답은 간단하다. 서류에 사인 했기 때문에 이를 수정할 방법은 없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정신을 잘 차려야 하지만 이 방에서 한가지 더 넘어야할 고비는 보통 extended warranty라고 불리우는, 자동차 메이커에서 보장해주는 warranty이외의 dealer에서 따로 판매하는 warranty를 구매 권유하는 순간이다. 거의 대부분 이 extended warranty는 필요없는데 아주 집요하게 권유한다. 지난 번 Traverse 구매를 할 때 최신 모델들은 전자부품이 많이 들어가서 고장날 확률이 높다며 extended warranty를 권유했는데 난 만일 그런 문제로 고장나면 이 차 팔고 다시는 이 메이커 차 안 사면 된다고 댓구했다. 처음에 $4000 정도의 가격이라고 그랬는데 몇번의 권유에도 내가 거절하자 조금 후 그럼 $2000이라면 생각해 보겠냐고 물어 보았다. 사실 거기에서 더 열이 받았는데 처음부터 그 가격이라고 했으면 고려해 보았을거라고 그 말 듣고 더 하기 싫어졌다고 대답해 주었다.

 

그렇게 financial manager와의 마지막 기싸움(?)이 끝나고 모든 서류에 다 사인하고 나면 드디어 차는 내 것이 되고 그 자리에서 차를 몰로 집으로 바로 가면 된다. 지난 번 Traverse를 살 때는 이미 알아 볼 건 모두 다 알아 보고 거의 마음을 정하고 dealer에 갔었기 때문에 9시에 dealer를 방문해 12시가 되기 전에 차를 몰고 집으로 올 수 있었다. 

 

차를 구매하는 것 자체는 간단하다. 다만 넘어야 할 고비가 좀 많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