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1994년에서 97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우리 실험실은 모두 사람이 여섯 사람이다.
그다지 크지 않은 방에 여섯 사람이 옹기종기 모여 일을 하다 보면
때론 갑갑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모두들 어디론가 자신의 일을 하러
실험실을 비울때면 어딘가 허전함을 느끼게도 해 준다.
이제 졸업시즌이 되어서 그런지 함께 티걱대며 문제를 함께 풀던
선배형들이 보이지를 않는다. 한 형은 벌써 한국이동통신에 취직을
하여 연수를 끝내고 출근을 하고 있고, 다른 형도 곧 삼성 종합기술원에
들어 가게 된다. 둘 다 부산 사람이여서 그랬는지 둘이 있을때면
웬지 모를 복잡함이 있었다. 실험실이 마치 살아 숨쉬는 것처럼...
그치만 지금 둘의 비워진 자리에서는 그때 남긴 메아리만이 들려 온다.
그만큼.. 둘이 차지하고 있었던 자리는 컸던가...
지금도 실험실에 혼자 앉아 있다. 주말이라서 그럴까? 옆 실험실도
한가로이 불도 꺼져 잠을 자고... 고요하다...
이럴때 가만히 눈을 감고 앉아 있으면 워크스테이션들의 윙윙 거리는
보챔만 들려 온다. 거기에 나도 이렇게 키보드를 두들기며 소리 메김을
해 본다. 따각.. 따각...
특별히 해야 하는 일도 지금 막 다 마무리 짓고, 내려 가려고 생각을
하니 웬지 허전한 생각이 든다. 방에 가 보았자 반겨 주는 사람도 없고...
친구들은 지금 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럴때마다 상상을 해 보고는 한다.
지금 전화벨이 울리는 거야... 따르릉~~.. 하고...
전화를 받으면 친구하나가 나를 찾겠지... 놀러 가자고...
술을 한잔 해도 좋아.... 아니 그저 잡담이라도 하자고 불러도 좋아...
그게 지금처럼 무료한 것 보다는 나을테니까...
........
하지만 전화기는 나의 작은 상상도 한낱 꿈으로만 남게 한다...
웬지... 오늘밤, 창을 열면... 그때 나와 이야기를 나누던 별친구가 나의
어께에 내려 앉을 것만 같다... 오늘 밤엔 그 별친구와 오랜만에 이야기나
나누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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