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우선 따뜻한 말을 많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기운 내라는 말, 행복 하라는 말, 그리고 많이 웃으라는 말 같은 걸.
그 말들을 듣고 있노라면 왠지 그 말의 마법에 걸린 것처럼 그렇게만
될 것 같아요. 힘들어 쳐진 어깨가 다시 가벼워 질 것 같고, 우울했던
기분은 바람에 흩어져 기쁠 것만 같고, 얼굴에 주름이 많이 잡히더라도
하하하 웃을 수 있을 것만 같아요. 그리고 그렇게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말들을 해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건강해 졌으면 좋겠어요....
비록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처럼 되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침에
일어 날 때 피곤함이 아닌 개운함으로 일어 났으면 좋겠어요.
게으르지도 않았으면 좋겠네요. 늘 실험실이 사람들이 운동하러 가자고
해도 일 때문에 함께 가지도 못 하고, 차가 뿌연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어도 그냥 타고 다니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힘들겠지만 먼지를 쓸어
내고 깨끗하게 하고 다녀야겠어요.
논문을 써 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젠 나도 3년차가 되었네요.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어쩌면 허송 세월을 보낸 것 같기도 하고 내 손엔 남은 것이 하나도
없어 보이네요. 가끔씩 아직 아무런 논문도 못 쓴 것이 답답해져
오지만 올해는 이런 기분 다 쓸어 버릴 수 있도록 작은 거지만 하나
적어 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졸업 준비를 시작했으면
좋겠구요. 그럴려면 역시 부지런해지고 꾸준히 노력해야 할 것 같네요.
실험실에 큰 형이 되어 부담도 더 커지지만 그래도 한 걸음 한 걸음
노력해 볼래요.
많은 추억을 만들어 볼래요...
시간이 지날 수록 기억할 만한 일들이 점점 줄고 있는 것 같아요.
바쁘기도 하고 때론 잊어 먹기도 하지만 다시 일년이 지나고 나면
내가 무엇을 하고 일년을 지냈을까 푸념을 남기기 보다는 그래도 많은
추억이 떠 올라 웃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가끔씩 살아 가는데 있어서
그런 아련한 것들이 있으면 더 기쁠 것만 같군요.
마지막으로 누군가가 옆에 있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내 푸념들, 아쉬움들, 그리고 많은 행복들을 나눌 수 있는 누군가가요.
이젠 떠나온 기억들중에 좋은 것들만 남기고 그렇게 웃고 싶어요.
늘 두려운 마음에 아무 것도 하지 못했지만 조금만 마음을 열고 싶어요.
그리고 정말 이젠 어른이 될꺼에요.
모든 것이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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