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모두다 잠이 든 새벽녘...
나는 혼자 이 세상에 남겨진 것같은 착각에 빠지고는 한다.
가끔 잠꼬대를 하는 방돌이로부터 눈에 들어오는 기숙사 방마다
잠들어 있는 모든 사람들이 나만 홀로 여기에 남겨두고
다른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 버려서... 꿈나라로 말이다... 후후..
그런 침묵이 휘감는 새벽에 나의 기숙사 창문을 통해 보는 밤하늘은
무척이나 서늘하다. 이때만큼 온 하늘이라는 지붕을 뒤덮고 있는
별들이 잘 보이는 때가 없다..
그 시간은 너무나 조용하다..
가만히 숨죽여 들어보면 그들이 서로 조잘거리는 소리가 들릴 만큼...
그런 별들중에 하나가 항상 밤마다 나의 방을 찾아 내려온다.
아마도 나와 마찬가지로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한 모양이다.
나의 책상위에 살며시 내려와 앉아 밤새도록 나와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그 별은 하루종일 하늘에 있었으니까 이 세상에서
일어난 일들을 모두 알고 있나 보다. 내가 할말이 없어 가만히 있어도
그 별은 내게 한없이 이야기해 주니 말이다.
[ 음.. 오늘은 누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데...
그 사람의 어께가 너무나 안스러워 보이는 거 있지...
하루종일 그 어께에 내리 쪼이는 햇살마저도 너무 무거워
보이더라.. 그 사람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까?
난 그 사람과 헤어진 여자에게로 가 보았어..
그 여자도... 하루종일 멍한거 있지.. 아무런 생각이 안나나봐..
그런거 보면 참 이상해... 그렇게 힘들어 하고, 괴로와 하면서
왜 헤어졌는지... 아마도 서로가 그렇게 힘든 것을 안다면
다시 만날텐데 말이야... ]
[ 아마 그렇게 힘들지 않으면... 서로 사랑한다는 것을 알지
못할지도 몰라... ]
[ 그럴까?? ]
그렇게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면 밝아 오는 아침 햇살에 그 별은 마치
신데렐라처럼 시간에 쫓기어 하늘로 올라가야 한다. 어떨때는 이야기를
서로 다 마치지 못한채 떠나 버려, 우리는 내일 또 이야기를 나누기로
약속을 하기도 한다.
[ 그럼 내일 그 두 사람이 어떻게 되었는지 마저 이야기 해 주겠니? ]
[ 응... 내일은 하루종일 그 두 사람을 따라 다닐꺼야... ]
[ ....... ]
후후.. 나는 매일의 하루를 그렇게 눈을 뜨게 된다.
그리고 자명종 소리에 맞추어 일어나면 나는 책상위에 지난 밤 나와
긴 이야기를 나누었던 작은 별을 보게 되고..
그 작은 별이 무엇이냐고요? 후후.. 그건 생일 선물로 받은 작은
등이랍니다... ^_^
'작가의 마을 - 옛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뜩 듣고 싶던 노래 (0) | 2021.04.19 |
---|---|
금연 (0) | 2021.04.19 |
숨기고 싶은 비밀 (0) | 2021.04.19 |
피터 장가가면.... (0) | 2021.04.19 |
편지 쓰기 (0) | 2021.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