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언젠가 어느 광고에 나왔던 한 멘트였던거 같은데...
여자 모델이 나와서 한마디 했을꺼다.
"여자에겐..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는 거에요.. "
그렇지만 그걸 알까? 남자에게도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다는 것을.. :)
남자와 여자를 갈라서 누구에겐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고 누구에겐
없다고 나누는 것은 너무나 이상한 이분법인지도 모르겠다.
어짜피 모두 뭔가를 품고 있는 사람이니까...
나한테 있어서 숨기고 싶은 비밀이란? 후후.. 그건 바로 이 에세이란에
썼던 글들이다. 내가 이 키즈를 알게 된 것은 대학원을 들어온
올 3월이었다. 선배형이 키즈라는 것이 있는데 한번 써 보겠냐고 해서
그러지요.. 했던 것이 이 키즈와의 인연이다.
한 두어달은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글을 읽기에 바뻤고 한 석달은
글 올리기에 바뻤고(참으로 아무 것도 아닌 일까지.. 그저 글 쓰는 것이
좋다는 이유로...) 최근 두달은 챗방에서 노느라고(?) 바쁘다..
(챗방에서 노는 것은 조금 심각하다.. 내일이 시험이어도 챗방에 들어가고
때론 밤을 새어서 챗방에 있기도 하니까..)
내가 한참이나 포스팅에 맛을 들였을때다. 워낙 이것 저것 끄적거리기를
좋아해서 동아리방의 일기장도 거의 나의 일기장으로 만들던 나였다.
그러니 이 에세이란을 봤을때 나는 얼마나 기분이 좋았겠는지 상상을
해 보라... 으아... 이렇게 큰 백지가 남아 있다니...
그리고는 여기 저기.. 생각나는 아무거나 꼬작꼬작 거렸다.
기분이 나쁘면 나쁜대로 또 신나는 일이 있으면 신나는대로...
참으로 그 넓은 백지를 휘집고 다녔다.(에구... 에세이란을 사랑하고
따뜻한 글을 읽기 위해 들어 오시는 분들에게는 죄송...)
그러다보니 때론 쓰지 말아야하는 일까지도, 그리고 너무나 나를 드러내는
이야기까지 마구 써 버렸다. 나의 성격... 나의 외로움... 나의 버릇...
그런 거까지 몽땅...
그랬더니 이제 막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나는 누군가 글을 읽고
그 쓴 사람까지 기억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었다. 왜냐하면 내가
그랬으니까... 언제나 재치있고 깔끔한 글을 쓰시는 비비님도
글 내용은 기억이 났지 비비님 차체는 기억을 못했다. 나중에 누군가
비비님의 글이.... 어쩌구 하는 대목을 읽고 아하.. 그분이 그분이었구나.
했으니까.. 그치만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잘 기억하시나 보다.
워낙 쓸떼없는 포스팅이 많다보니 때론 챗방가서 나를 아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니... 그치만 나를 알아봐 주시는 것은 정말 고마운데...
꼭 한마디씩 물으신다.
"그때 그 여자후배와는 어떻게 되었어요?" << 벌써 끝났음...
"여장했을때 사진 있어요? " << 으~ 없어요.. 상상하기도 시로요..
"요즈음도 거짓말 막 해요?" << 음냐..아니요..할려구 해요..하얀 걸루만..
내가 숨기고 싶은 것.... 내가 너무나 말을 많이 한 것들을 이제 다시
주워 담고 싶다. 이것 저것 나를 너무나 많이 드러내었던 것들..
그것이 때론 나를 너무나 황당하게 하기 때문에...
그리고 정작 중요한 그 무엇은 내 마음 한 구석에 튼튼한 금고를 만들어
숨겨 두어야 겠다.
왜냐고? 그건 ....
"피터한테도....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거든요... ^_^ "
PS: 그러고 보니 이렇게 또 하나의 이상한 글을 올리게 되었다..
더구나 200번째 글을... 이걸 자축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이번 기회에 앞에 있는 거 모조리 지우고
내 금고에 숨겨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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