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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마을 - 옛 수필

집에서 온 소포

by 피터K 2021. 4. 19.

*!*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우리집은 아직은 신정을 쇤다.

그래서 신정때 제사를 지내고 부모님께 새배도 하고 친척집도 

방문하고... 이모저모 일이 많았다.

그래서 구정때는 오히려 오붓하게 지낸다. 그런데 이번 구정때는

예년과는 좀 다르게 보냈다. 부모님은 해외로, 남동생은 군대때문에

집에, 나와 여동생은 스키장으로... 


여동생과 나는 신나게 보낼 수 있었다. 부모님이 스키장 가라고 돈도 

어느 정도 두둑히 남겨 주고 가셨고, 또 전부터 여동생은 스키를

타고 싶어 했으니까..


하루 종일 스키장에서 스키를 타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콘도로 돌아와

텔레비젼을 볼때였다. 마침 연속극 '딸부자집'을 하고 있었다.

나도 같이 끼어서 보던중에 등장인물들을 보니, 그중에 참하게(?) 생긴 

한 텔런트가 눈에 들어 왔다. 전혜진... 둘째딸이던가 세째딸이던가??

암튼, 결혼해서 따로 나가 사는 딸...

말하는 것도 그렇고 행동하는 것도 톡톡 튀고.. 물론 극중에서 성격이

그렇다는 것이고, 모 실제로는 안 그럴수도 있지만..

일단 극중 인물로써는 꽤나 괜찮게 보였다. 그래서 동생한테 한마디 했다.


"저 사람 누구니? 꽤 괜찮아 보인다..."

"그래? 전혜진이라고 하는 여자 텔런트야.."

"음... 저런 새언니면 돼?? (씨익~~)  "

"크크크.. 어디서 저런 사람 데려올 재주는 있어?"

>>  ~ 깨갱....



스키장을 다녀 와서 부모님 오시기를 기달렸는데, 그만 비행기 좌석이 

모자라서 예정된 날짜보다 하루 늦게 오신다고 연락이 왔다.

나는 교수님께 부모님 오시는 다음 날 내려온다고 말을 해 놓은 상태였고

또 거기에 맞추어 약속도 있던 참이었다. 그래서 부모님이 오시는 때까지

기달리지 못하고 먼저 내려와야 했다. 집에 가서 자알 놀고 온셈밖에

안 됐다. 다음날 집에 전화를 했더니 부모님도 아쉬운 듯이 말씀하시고, 

나도 무척이나 아쉬워했다. 얼굴도 못 뵙고 왔으니... 선물도 사 

오셨다는데.... :)

그래서 부모님이 소포로 먹을 것 조금하고 사오신 선물을 보내 주신단다.

음... 보나마나 스키틀즈하고... 초콜렛하고... 담뿍 담겨 오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소포가 그제 도착을 했다.

생각보다는 조금 큰 상자에... 가벼운거 보니 역시 먹을 것만 잔뜩 들은듯

싶었다... 무엇이 들었을까.. 기대를 하며 열었는데.... 맨 위에 

웬 종이...?? 세번쯤 접힌 사진이었다.. 쭈욱 펴보니....


전 혜 진 의 브 로 마 이 드 !!!


음.. 역시 여동생의 짓이군....

먹을꺼 보다... 그 브로마이드가 더 기분이 좋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여동생도 그런 새언니가 필요해서 그럴까???   ^_^

음.. 그런데 어디서 구하지??  고민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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