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기/LA 여행 2024년 11월

로스 엔젤리스 여행기 - 넷

by 피터K 2025. 1. 4.

이제는 여행을 마무리 하고 집으로 돌아 가는 길.

Austin에서 서부쪽, San Jose나 LA 쪽으로 이동하게 되면 시차 때문에 비행기로는 3시간이 걸리지만 실제 도착하면 1시간 차이가 난다. 아침 9시에 출발해도 도착하면 여전히 아침 10시가 되는 셈이다. 그래서 오전 아무 때나 출발해도 그다지 부담없이 그 날 하루를 거의 온전히 사용할 수 있다.

 

반면에 서부쪽에서 Austin으로 돌아 오는 경우 이 때 벌었던 두시간을 까먹게 된다. 그래서 그냥 거의 하루 종일 돌아오는데 시간이 걸리기 된다.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 갈 때는 올 때 타고 왔던 American Airlines가 아닌 United Airlines.

예전에는 보통 같은 항공사 왕복을 예매하면 가격이 조금 더 쌌지만 지금은 Travelocity 같은 플랫폼에서 예약을 하면 가장 저렴한 요금이 이렇게 다른 항공편으로 뜨는 경우가 많다. 내 입장에서야 3시간 국내편이니 조금이라도 싼 편이 좋을 수 밖에 없다. 다만 출발 시간이 문제가 될 뿐.

 

Austin에서 출발할 때는 가급적 새벽 시간을 선호한다. 새벽 3-4시에 일어나 공항에 가야 하는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행 간다라는 설렘 때문에 피곤함이 크게 느껴지지도 않고 피곤한 만큼 3시간 내내 비행시간 동안 잠을 자면 되기 때문이다. 올 때는 그날 하루를 어떻게든 다 쓰고 오려고 하기 때문에 오후, 저녁 비행기를 선호하는데 이번엔 저녁에 오는 비행편을 잘 찾을 수가 없었다. 몇편 있었는데 가격이 일인당 $150 이상 더 비쌌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오전 10시 25분 United Airlines. 더 이른 항공편이 있었지만 차를 렌트 했는데다가 LA 공항은 렌트카 사무실이 다 리모트로 있어 셔틀을 타고 이동도 해야 했기 때문에 너무 서두르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데 출발 전날, 호텔에서 LAX 공항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Google Maps로 검색해 보니 1시간 20분. 멀지 않은 거리인데 그 길이 내내 빨간색으로 떴다. 공항에 2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하니 도착 시간을 8시 30분으로 맞추니 이게 딱 출근길 러시아워에 걸리는 것이었다... 아... 이런...

 

살짝 당황하고 있었는데 다행이 그 밑에 보이는 한가닥 희망. 그날이 Thanksgiving 당일이라 예상 시간을 변동될 수 있다고 안내가 떴다. 아, 그래 내일은 아무도 출근을 안 하지. 

 

그래도 혹시라도 어떻게될지 몰라 7시에 부지런히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바로 출발하기로 했다. 다행이 출발할 때쯤 Google Maps를 켜서 경로를 선택하니 30분 정도면 도착한다고 안내가 떴다. 가는 내내 막힌 길 없이 렌트카 회사로 잘 들어와 리턴까지 마무리했고 이제 셔틀 타고 공항으로 향하기만 하면 되었다.

 

거의 대부분, 아니 LAX 안에 있는 회사는 못 본거 같으니, 모든 렌트카 회사들은 LAX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는 골목에 위치하고 있고 각 렌트카 회사마다 각자의 셔틀 버스가 있다. 공항으로 되돌아 갈 때야 목적지가 하나이니까 큰 문제는 없다만 공항에서 렌트카 회사로 갈 때에는 내가 예약한 렌트카 회사가 어딘지 잘 알고 타야 한다. 대부분이 여행객이니까 큰 luggage 하나씩은 들게 마련인데 셔틀 버스 드라이버가 친절(?)하게 luggage를 셔틀 버스 안 선반에 올리고 내리는 것을 도와 준다. 그런데 그 도움을 주는 손에 지폐를 여러장 쥐고 있다. 팁을 달라는 또 다른 친절(?)한 사인인 셈이다. 공항에서 렌트카 회사로 갈 때에는 이것저것 챙기느라 미처 팁 줄 생각을 못했는데 렌트카 회사에 도착해 드라이버가 luggage 가방 하나 하나 내려 주려면서 보란듯이 그 손에 지폐를 쥐고 있는 것을 보고 아, 팁을 좀 주어야 했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내 앞에 내린 사람들 중에 드라이버에게 팁을 준 사람이 없었는데도 손이 지폐가 몇장 들려 있다는 건 아애 처음부터 손에 지폐를 들고 있었다는 뜻이고, 음... 뭐 잊어 버린 것 없나요.... 라며 팁을 달라는 무언의 사인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렌트카 회사에서 셔틀을 타고 공항으로 갈 때는 $5 한장 미리 준비해 두었다가 짐 내리는 걸 도와 주었을 때 손에 쥐여 주었다. 그래, 조금은 노골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분들은 팁으로 부족한 것들을 메꾸기 마련인데...

 

 

 

정시에 출발한 비행기는 3시간 10분을 날아 Austin에 도착했다. 도착하고 나니 Austin 시간으로는 오후 3시 30분. 사실 상 이날은 하루 종일 집에 오는데 시간을 쓴 셈이었다. 

 

그렇게 짧다면 짧은 3박 4일의 여행이 끝났다. 그토록 많이 LA에 와 보았지만 처음 가 본 박물관도 좋았고, 10년만에 다시 가 본 Universal Studios도, 그리고 둘째가 조금이나마 남은 입시 준비에 모티브가 될만한 학교도 방문해 본, 나름 알차다고 해야 할 그런 여행이었다고 생각해 본다. 

 

며칠이 되었든지, 때론 집을 떠나 다른 곳에 간다는 것 자체가 묘하게 기분을 들뜨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래서 자꾸만 여행을 가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예전에는 마음 먹은대로 그렇게 다닐 여유가 안 되었는데 지금은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하면 어딘가 다닐 여유가 생긴 듯하고 그렇게 시간이 있을 때 아이들과 추억을 쌓아보고 싶다. 

 

 

 

그런 의미로 올 크리스마스에 아직 큰 한방이 남았다. 잘 준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