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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007 시리즈

by 피터K 2024. 11. 25.

 

나란히 도열해 있는 역대 제임스 본드. Timothy Dalton 것만 찾으면 된다. Amazon 찾아 보니 현재 $90. 구해서 저 퍼즐을 완성 할 수 있을까....

 

Daniel Craig의 제임스 본드의 경우 단품으로 구매하기 시작했는데 마지막 편인 "No Time To Die"만 4K 타이틀이고 나머지는 일반 Blu-ray 타이틀. "Casino Royale"부터 다시 4K 타이틀로 구색을 갖추는 걸 고민해 봐야겠다.

 

종종 옛날 영화를 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이처럼 오래된 시리즈 영화인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007 시리즈의 첫 영화 "Dr. No"가 나온 것은 1962년. 무려 환갑이 넘은 시리즈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이 영화 시리즈는 원작이 있다. 이안 플레밍(Ian Fleming)이란 분인데 이력이 조금 특이하다.처음엔 영국 육군 사관학교에 입학했으나 체력 등의 문제로 1년만에 중퇴, 어학 능력을 살려 로이터 통신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일을 했다. 후에 영국 정보국에서 작전을 설계하고 실행하는데 도움을 보탰다. 이런 경험이 후에 007 시리즈 소설을 쓰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영국 육군 사관학교를 중퇴한 것 때문에 육군이 아닌 해군 예비역 장교로 2차 대전 때 복무했으며 이로 인해 제임스 본드도 정식 직급은 해군 중령인 군인 신분이다. 

 

그는 오리지널 007 소설을 14편을 썼는데 그 사후에도 007 소설은 계속 나오게 된다. 영화도 하나가 흥행하면 계속해서 속편이 나오는 것처럼 출판사가 돈 되는 이 시리즈를 가만히 놓아둘 이유가 없다. 작가들이 바뀌어 가며 26권이 더 나온다. 가장 최근에 나온 작품은 2018년 "Forever and a Day". 앞으로도 더 나올려나...

 

다시 영화로 돌아 가서...

 

난 Timothy Dalton의 007 세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극장에서 본 첫번째 007 시리즈가 그의 "The Living Daylights"라고 기억한다. 아시는가, 악당을 마구 죽이고 본드걸과의 잠자리가 특기인 제임스 본드의 007 시리즈가 모두 PG/PG-13 등급이라는 걸. R 등급 영화는 하나도 없다. 모두 미성년자 관람가 영화다.

 

첫 영화는 Timothy Dalton의 제임스 본드이지만 여전히 제임스 본드 하면 Roger Moore나 Sean Connery를 떠올리게 되고 그 이미지가 제임스 본드의 전형적인 유형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그런지 늘 Sean Connery의 007 시리즈가 참으로 궁금했더랬다. 처음 Sean Connery의 007 I/II 패키지를 구입 하자마자 그의 영화 "Dr. No (1962)", "From Russian with Love (1963)", "Goldfinger (1964)", 그리고 "Thunderball (1965)"까지 줄줄이 연이어 보았던 기억이 난다.

 

 

007 시리즈의 첫 영화인 "Dr. No"는 우리나라에서 "007 살인번호"라고 알려져 있는데 처음 이 영화를 만들 때는 영화가 흥행할지 어떨지 자신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보다는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인데 그래서 그런지 영화 세트도 그리 화려하지 않고 군데군데 제작비를 아낀 흔적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액션만 보더라도 합을 맞추어 싸우는 모습이 너무나 눈에 띄일 정도이다. "Dr. No"의 제작비는 당시 금액으로 $1,100,000. 그런데 월드 박스오피스로는 $59,600,000 흥행, 이렇게 빅 흥행을 하게 되어 그 다음 작품 "From Russian with Love"의 제작비는 $2,000,000로 두배가 된다.

 

첫번째 영화 "Dr. No"에서 "No"는 숫자, 혹은 "Yes/No"의 뜻이 아니라 악당의 이름이다. 즉, "노 박사"인거다. 악당이 중국계라서 그렇다. 그런데 처음 일본 배급사 United Artists (UA) Japan에서 처음 이 영화 포스터를 만들 때 "우리는 의사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번역을 해서 포스터와 영화 간판을 제작했다고 한다. 나중에 이 뜻이 아닌 것을 알고 전부 수거해 폐기 했다고 한다. 

 

이 분이 Dr. No. 첫 007 영화의 메인 빌런이다. 중국인으로 묘사되어 있지만 당시 화이트 워싱으로 인해 백인인 Joseph Wiseman 배우가 중국인 역할을 한다. (출처: imdb.com)

 

세번째 영화 "Goldfinger"에는 중절모를 무기로 쓰는 "Odd Job"이라는 악당이 나온다. 영화 상에서도 언급되지만 "한국인"으로 나온다. "Goldfinger" 원작 소설에서 악당들은 모두 한국인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런데 원작 소설에서 그리는 한국 사람은 정말 편견으로 가득차 있다고 한다. 영어를 못하는 것은 기본, 문맹에 고양이를 즐겨 먹는 걸로 나온다고 한다. 게다가 한국 사람으로 이루어진 부하들을 표현하는데 세계에서 가장 잔인하고 무자비하며, 백인 여자 하나만 던져 주면 환장한다고 묘사되어 있다. 제임스 본드가 직접 "한국인은 포유류 중에서 원숭이보다 하급 족속"이라고 말을 한다고 한다.

 

이 분이 Odd Job 역할을 맡으신 배우 Harold Sakata. 극중 한국인으로 나오지만 이름을 보면 일본계임을 알 수 있다. 영화 내내 대사는 한마디도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출처: imdb.com)

 

사실 이안 플레밍의 원작 소설은 전혀 우아하지 않은 싸구려 질 나쁜 소설에 가깝다. 제임스 본드는 인종차별론자이며, N-word는 그냥 수도 없이 내던지며 본드걸인 Pussy Galore를 강간하는 내용도 있다. 당시 시대가 여전히 인종/여성 차별이 존재하던 시대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문제가 많은 쓰레기 소설인 셈이다. 본드걸 이름 Pussy도 사전적으로는 고양이를 뜻하지만 속어로는 여성 성기를 지칭하는 말이니 대강 어떤지 감이 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있어 이렇게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었으니 놀랍다고나 해야 할까. 물론 영화에서는 이런 모든 것들은 영화에서는 각색되고 모두 사라졌지만 원작자 이안 플레밍은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여겨질 수 밖에 없다.

 

 

007 시리즈 영화 중에서 늘 궁금했던 편이 "On Her Majesty's Secret Service (1969)", 한국어 번역으로는 "여왕 폐하 대작전"으로 불리는 6번째 작품이다. 5편이나 007 역할을 담당했던 Sean Connery의 개런티가 너무 천정부지로 솟아 오르자 2대 007을 찾기 시작했고 그렇게 선정된 이가 George Lazenby. 그는 딱 이 한편에만 출연했다. 

 

그는 배우 출신이 아닌 배우 모델 출신이고 그래서 사실상 이 영화가 그의 데뷰작이다. 그런데 Sean Connery의 007 느낌이 너무 커서 그랬는지 많은 007 팬들은 새로운 제임스 본드를 잘 받아 들이지 못했다. 그동안의 Sean Connery 그림자가 너무 컸기 때문이었다. 영화 자체는 눈밭에서 벌이는 액션이라든지 충분히 눈을 즐겁게 부분들이 많았지만 그 후속편 "Diamonds Are Forever (1971)"에는 Sean Connery가 다시 돌아오게 된다. 첫 영화임에도 비교적 나쁘지 않았던 연기를 보여 주었지만 제임스 본드라는 역할에 잡아 먹혀 버린 비운의 배우가 된 셈이었다.  

 

이 분이 세번째 제임스 본드 George Lazenby. 이 장면은 영화 상의 제임스 본드 결혼식 장면으로 옆에 계신 분이 제임스 본드의 아내가 된다. 재벌 딸로 망나니였지만 제임스 본드를 만나면서 개과천선하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출처: imdb.com)

 

 

이 영화는 다른 007 시리즈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장면이 하나 나오는데 그건 바로 제임스 본드 본인의 결혼이다. 지금까지 25편에 수많은 본드걸이 나오지만 그들과는 거의 하룻밤 수준, 혹은 잠자리 상대 그 이상도 아니지만 이 "On Her Majesty's Secret Service"에서는 실제 결혼을 한다. 그리고 신혼 여행을 떠나는 길에 복수를 다짐한 악당에 의해 아내가 죽게 되는 걸로 영화가 끝난다. Daniel Craig의 "Casino Royale"에서 여주인공 베스퍼 린드와 결혼을 꿈꾸며 은퇴를 고민하기도 하는데 이게 구 따지자면 재혼이 된다. 

 

 

그 다음은 잘 알다시피 Roger Moore에 의한 007 시리즈의 전성기. 그는 첫 작품 "Live and Let Die (죽느냐 사느냐; 1973)"부터 마지막 작품 "A View to a Kill (1985)"까지 7편을 출연했는데 "Live and Let Die"를 찍을 때 이미 45세라서 그의 007 시리즈는 과격한 액션보다는 능구렁이처럼 여유롭게 상황을 빠져 나오는 장면들이 많다. 마지막 작품 "A View to a Kill"을 찍을 때는 무려 58세. 본드걸로 나왔던 여배우의 모친보다 나이가 많았다고 한다. 

 

1977년 Star Wars가 새로운 글로벌 흥행을 하게 되면서 우주가 배경이 된 영화들이 만들어지게 된다. 여기에 007 시리즈도 방향을 바꾸어 "Moonraker (1979)"라는 걸작을 만들어 내게 된다. 1979년 개봉 당시 세계 흥행 1위. 실제 첫 우주 왕복선 콜럼비아호는 이 영화가 개봉하고 나서 2년 후에 발사하게 되는데 이미 그 전에 우주 왕복선의 모양을 그대로 묘사했다고 해서 논란(?)이 되었었다. 우주 왕복선 발사에는 2년이 더 걸렸지만 사실 그 전부터 시험 비행들을 통해 우주 왕복선의 대략적인 모습은 알려져 있던터라 영화에서 이렇게 나왔다고 해서 놀라운 일은 아닌 셈이다.

 

이렇게 시리즈가 계속 되면서 주인공 배역이 바뀌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 것 같다. 다른 예라면 13편이나 제작된 "Star Trek" 시리즈가 있겠지만 대중적으로 더 알려지고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건 007 시리즈가 유일한 것 같다. 궁금해서 가장 오래된 영화 시리즈를 찾아 보니 007 시리즈가 1등인 줄 알았는데 007 시리즈는 2위. 1위는 "고지라 시리즈"로 1952년에 시작해서 총 35편이 나왔고 아직도 진행 중이다. 최근에 일본에서 "고지라 마이너스 원"이 2023년에 개봉했다.

 

 

암튼 다음 바통을 이어 받은 배우는 Timothy Dalton. 두 편의 007 시리즈에 출연했는데 불행하게도 그 두 편 모두 흥행에 성공한 건 아니었다. 서구인들 기준에서는 미남 축에 속한다는데 왠지 말숙한 슈트 차림의 007 이미지와는 잘 안 어울렸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약간 머슴 같은 인상이라고 표현하면 너무 가혹할까. 그래서 능숙하고 프로답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우격다짐으로 해결한다는 느낌이 든다. 

 

Timothy Dalton이 제임스 본드 답지 않다는 평가가 많이 나오는 이유 중에 하나가 영화 상에서 수트가 아닌 점퍼 차림이거나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후질구레한 차림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래도 다른 스파이들에 비해 제임스 본드 하면 수트발이다. (출처: imdb.com)

 

 

Timothy Dalton의 007 시리즈는 제작사인 MGM의 부도로 일단 중단 되었다가 6년만인 1995년, 새로운 007로 Pierce Brosnan이 선택되어 시리즈의 부활을 알린다. 그는 모두 4편의 007 시리즈에 출연했는데 액션도 많이 가미되고 볼거리도 많았지만 내가 느끼는 Pierce Brosnan의 007 시리즈는 지적이기도 하고 능글맞기도 한 기존의 제임스 본드의 이미지와는 달리 너무 신무기에 의존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위험에 처하게 되면 본인의 능력으로 위기를 빠져 나오는 것이 아닌 Q로부터 받은 신무기를 이용해 상황을 해결한다는 것이다. 희안하게도 Q가 만들어 준 이런 신무기는 그 위기 상황이 꼭 벌어질 것을 미리 알았는지 딱 맞춤형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시기의 007 시리즈는 너무 이야기가 산으로 가고 볼거리만 있는 그런 영화가 되어 갔다. 문제는 그 90년대에는 그런 식의 영화가 아주 넘쳐 났다는 것이다. 

 

2002년작 Pierce Brosnan의 "Die Another Day" 한 장면. 지금 이 사진의 배경은 무려 한국(!). 황량한 논밭에 물소를 끌고 다니는 모습이 한국으로 묘사되어 있다. 제작진이 얼마나 무지한지 알 수 있는 장면이다. 사실을 고증하는 역사물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활동 배경 정도는 알아 보고 맞추어야 하는거 아닌가... (출처: imdb.com)

 

그러다 보니 북한군 군복으로 "창천 1 동대" 예비군 군복이 나온다. 정말 제작진들 너무 한다.(출처: imdb.com)

 

 

종종 Pierce Brosnan의 제임스 본드를 본 사람들이 그가 제임스 본드를 하기에는 너무 작아 보인다고 말을 하는데 그로써는 참 억울할지도 모르겠다. 실제 그의 키는 185센티미터. Daniel Craig보다 무려 8센티 더 크고 Roger Moore/Timothy Dalton과도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현실에 대해서는 나도 참 방어가 안 된다. 내가 봐도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참 작은 제임스 본드같다는 느낌이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키는 이렇게 훌쩍 큰데 왜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일까.

아마도 비율의 문제......??

 

 

망해 갈 것 같은 007 시리즈는 2006년 새로운 제임스 본드를 선임하며 새로운 시대의 출발을 알린다. Daniel Craig가 처음 제임스 본드로 낙점 되었을 때 누구나 다 "그게 누구야"라는 반응과 "Daniel is not my James Bond"라는 인터넷 운동도 있었다. 사실 Daniel Craig의 첫 인상은 Sean Connery와 Roger Moore의 이미지와 비교해서 신사적인 스파이 모습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Timothy Dalton과 같은 머슴(?) 스타일이랄까.

 

그렇지만 여러 사람들의 우려와는 달리 그의 첫 영화 "Casino Royale (2006)"이 개봉했을 때 모든 제임스 본드의 팬들은 환호를 했다. 예전에 보던 합이 맞추어지거나 화려한 눈요기만의 액션이 아닌 "찐" 맨몸 액션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정말 현실에서 악당과 싸운다면 정말 저렇게 싸울 것 같이 보였다. 특히 기존의 007 영화에서 보여지던 오프닝 액션신과 비교해 보면 "Casino Royale"에서 악당과의 공사장과 크레인 사이를 뛰어다니는 그 장면들을 정말 결이 다른 액션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오프닝 10분으로 영화 남은 부분을 끝까지 보게 만드는 마력을 지니게 만들었다.

 

Daniel Craig의 "Casino Royale (2006)"의 오프닝 액션은 속된 말로 정말 지렸다. 악당으로 도망치고 계신 분은 Sebastien Foucan, 프리러닝으로 알려지는 파쿠르의 창립/선구자로 불리우는 분이다. 그래서 영화에서 보면 건물 사이를 날아 다닌다. (출처: imdb.com)

 

 

Daniel Craig를 제임스 본드로 새로 소개하면서 "Casino Royale"이란 제목을 선택한 것도 현명한 접근이었다. 이안 플레밍의 첫 007 소설이 바로 "Casino Royale"이다. 그동안 단순히 반복되던 제임스 본드의 이야기를 벗어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리부트의 개념으로 시작하기로 하고 선택한 제목으로서는 이보다 더 적절한 것은 없다고 보여진다. 그리고 그렇게 다시 한번 007 제임스 본드는 부활을 하게 된다.

 

007 시리즈 영화를 검색하다 보면 "Casino Royale"이란 이름의 영화가 한편 더 등장한다. 전체 007 시리즈 영화 중에 두편이 정식 시리즈가 아닌 비공인/외전편으로 취급 받는 것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는 Sean Connery가 다시 한번 제임스 본드로 나오는 "Never Say Never Again (1983)"이다. 한 때 007/제임스 본드의 판권이 복잡해 지면서 원래 시리즈를 만들던 MGM/UA가 아닌 워너 브라더스에서 제작했다. 같은 해 정식 시리즈인 Roger Moore의 "Octopusy"가 같이 개봉했다. 한 해에 서로 다른 제임스 본드의 영화가 나온 셈이다. 그래서 묘하게 흥행 경쟁에 들어 갔는데 다행(?)이도 둘 다 흥행에 성공했다. 이 영화, "Never Say Never Again"의 본드걸로 킴 베이싱어가 나온다.

두번째 외전이 David Niven(데이비드 니븐)의 "Casino Royale (1967)"이다. 내용은 스파이/액션물이 아니라 패러디 성향의 막장 개그 영화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출연진은 정말 화려한데 명배우 피터 셀러스, "시민 케인"을 만들었던 천재 감독/배우인 오슨 웰스, "왕과 나"의 여주인공 데보라 카, 거기에 우디 엘런까지 출연하며 "Casino Royale"의 여주인공인 베스파 린드역에는 "Dr. No"의 첫 본드걸이었던 우슬라 안드레스까지 나온다. 신기했던 외전이였기 때문에 OTT 어디선가 볼 기회가 있어 한번 봤는데 정말 유명인들은 다 모아 놓고 저렇게까지 밖에 못 만들까 실소를 지어야만 했던 졸작이었다.

 

왼편 사진에 시거를 물고 계신 분이 "시민 케인"의 오슨 웰스, 마주 보고 앉아 있는 수트 차림의 인물이 피터 셀러스, 서 계신 여자 분이 "Dr No"의 첫 본드걸 우슬라 안드레스. 수트 차림의 저 분이 제임스 본드가 아니라 우측 사진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데이비드 니븐이 제임스 본드 역할이다... 모두 영화 속 장면들이다. 아.... 내 눈..... (출처: imdb.com)

 

첫걸음을 제대로 뗀 Daniel Craig는 그 이후 무려 15년에 걸쳐 총 5편에 출현했다. 시리즈 처음으로 10억불의 흥행을 기록한 "Skyfall (2012)", 비교적 제임스 본드의 마지막을 잘 이끌었다고 여겨지는 "No Time To Die (2021)"까지 마무리를 잘 해 내었다. 

 

주인공 제임스 본드를 마지막편인 "No Time to Die (2021)"에서 죽여 버렸으니 이제 어떻게 시리즈를 꾸려 나갈지 궁금하다. 그리고 벌써부터 다음번 제임스 본드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남자 배우들이 즐비하다. DC 코믹스의 슈퍼맨인 핸리 카빌, 최초의 흑인 제임스 본드가 될 수 있다는 이드리스 알바, 마블 어벤져스 시리즈의 퀵실버 애런 테일러 존슨, 그리고 소니 베놈 시리즈의 톰 하디까지. 이 와중에 여성 제임스 본드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아직 다음 편에 대한 공식 이야기는 없지만 이 시리즈는 계속 되리라고 생각한다. 너무 말아먹지만 않는다면 흥행은 어느 정도 보장된 시리즈를 그냥 놓아 둘리가 없기 때문이다. 다음 번 멋진 슈트를 입고 "Bond, James Bond"를 외쳐줄 이가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Daniel Craig의 라이브 액션을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제임스 본드를 기대해 본다. 변화 없이 과거의 플롯만 답습하다가 망해버린 Pierce Brosnan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보여지는 Daniel Craig의 제임스 본드를 생각해 보면 다음 시리즈의 방향은 누가 보아도 당연한 듯이 보인다. 어느 멍청한 제작자가 그걸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Farewell to my James Bond. 투박하지만 의외로 수트발이 참 잘 어울렸던 이가 Daniel Craig였다. (출처: imdb.com)

 

 

 

 

마지막 사족. 

 

묘하게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는 한편이 흥행하고 나면 다음 편의 흥행이 기대 이하인 퐁당퐁당 흥행을 해 왔다. 홀수편은 흥행, 짝수편은 살짝 아쉬운... 21번째 작품이었던 "Casino Royale (2006)"은 새로운 시도로 흥행을, "Quantum of Solace (2008)"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평작으로, "Skyfall (2012)"는 극찬을 받아 최초의 10억불 흥행을, "Spectre (2015)"는 제임스 본드의 최대의 라이벌 블로벨트의 이야기를 다루었음에도 그 캐렉터를 전혀 살리지 못해 기대 이하의 평가를, "No Time To Die (2021)"은 멋진 마무리로 잘 끝냈다. 

 

 

 

 

다음 편은 26번째 작품으로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이다....

음... 살짝 걱정이 되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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