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어느 한 남자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그는 한 여자를 사랑하였다고....
사실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는 잘 몰랐습니다.
마냥 보고 싶고 같이 있고 싶어하는 것이 사랑의 다 인줄 알았죠.
그러나 그건 사랑의 일부분에 불과 하다는 것을 결코 알지 못하였답니다.
발렌타인 데이날 그는 그녀로부터 초콜렛을 받았습니다.
너무나 행복했었죠.
거리에 흔해 빠진 초콜렛일지는 모르겠지만 그 초콜렛 하나로
그는 이 세상 모든 것을 얻은 것 같았죠.
그도 선물을 준비하였답니다. 하지만 그냥 흔한 화이트 데이 사탕은
준비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무척 고민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한가지 생각이 떠 올랐습니다.
그는 방 한구석에 처 박아 두었던 스케치 북을 찾아 내었습니다.
거기엔 그가 그렸던 그림이 한장 있었습니다.
액자를 사고 조심스럽게 그 그림을 오려 액자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보냈지요. 화이트 데이 선물로 말입니다.
그러나 얼마 뒤 그와 그녀는 심하게 싸우고 헤어지기로 했답니다.
아무도 그 이유는 알지 못합니다. 아마도 그가 사랑이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헤어짐은 너무나 힘겨운 일입니다.
친구들은 그를 위로했지요. 그녀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헤어졌을꺼라고...
하지만 그는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녀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없을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그녀는 가장 좋은
사람이라고... 그는 생각했지요.
헤어짐은 사람을 약하게 만든답니다.
가끔 그는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기도 했지만 늘 그 말이
쑥스러웠답니다. 그래서 그는 다른 방법으로 사랑을 고백하였답니다.
그러나 그 고백은 이제 영원히 이 세상에 드러나지 않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는 그녀를 다시 만나기를 기원합니다.
그러나 용기가 없습니다. 그녀가 보고 싶지만 이젠 더 이상 보고 싶다고
말할 용기가 없답니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기를... 그는 늘 기도해 본답니다.
어쩌면 비밀은 영원히 묻혀질지도 모르겠군요.
그녀에게 보낸 화이트 데이 선물 액자의 그림 뒤에는 그가 평소에 고백하지
못했던 사랑의 편지 한통이 영원히 잠들어 있을테니 말이죠...
마치 두 사람의 이야기가 자꾸만 전설이 되어 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그는 계속 기도 한답니다. 언젠가 그녀가 액자 속 편지를 발견하게 될 때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게 해 달라고 말입니다.
어느 한 남자의 이야기는 이렇게 끝납니다.
그는 한 여자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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