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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마을 - 옛 수필

하얀 거짓말

by 피터K 2021. 4. 11.

*!* 이 글은 1994년에서 97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나에게 가지각색의 색연필이 있어 나의 마음대로

여기 저기에 색칠을 해 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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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어디서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파란 장미를 만들기위해서 자신의 한 평생을 바친 할아버지가

계셨단다. 하지만 그 일은 쉽지 않아서 시도할때마다 실패를 하고

할아버지는 깊은 패배의 늪에 빠지게 되었단다.

마지막으로 할아버지는 마지막 시도를 하게 되지만.. 그만 

진력이 다 빠져 꽃이 피기 전에 쓰러지고 만다.

과로에 또한 나이때문에 할아버지는 실명을 하게 되고...

꽃이 피게 되었을때... 자신이 참으로 아끼던 제자가 장미송이를

가지고 들어와 기뻐 소리친다. 드디어 성공했습니다. 아주.. 아주

영롱한 파란색입니다.... 할아버지는 보이지 않는 눈을 대신하여

손으로 그 꽃을 만져 보며.. 감격의 눈물을 지으며.. 세상을 뜨게 된다.

할아버지가 눈을 감으시고 난 뒤, 그 제자는 들고 들어왔던

장미송이를 말없이 쓰레기통에 집어 넣는다... 눈물 한방울을 함께 떨구며..

장미꽃은 파란 색이 아니었기에.... 하지만 그이는 이렇게 중얼거린다.

스승님은 아마도 가장 아름다운 파란 장미꽃을 보고 가셨을 거라고...


세상의 거짓말중에는 하얀 거짓말과 까만 거짓말이 있단다.

까만 거짓말은 정말로 남을 속이기 위해서 하는 거짓말이란다.

시기심과 의심을 받게 만드는 그런 거짓말들...

하얀 거짓말은 차마 그 사람의 마음을 아프지 않게 하기 위해서

하는 거짓말이란다.  그럼 나는??


벌써 키즈를 시작한지 10개월쯤 되었다. 그래서 인지 오고 가는 사람들에게

서로 메일을 띄우기도 하고 때론 내가 올린 글의 평(?)이나 'RE라고 달기에는

조금 이상해서..'라는 말로 시작하는 메일들이 오곤한다...(이걸 펜 레터라고 해도

되는 건가?? :P  )

그런데 요즈음은 나와 메일을 무척이나 자주하는 친구가 하나 생겼다.

그런데 얼마전에 그 친구에게 들으니 자기의 메일함에 쌓이기 시작하는 메일이

100번째를 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 생각에는 그 100번째를 나한테 받을 거라고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다나... 그래서 나도 나의 메일함에 가서 확인을 해보니

나는 그때 막 90번을 넘고 있었다... 

그후론 나는 내가 그 친구에게 메일을 보낼때면.. 지금 메일이 몇개 쌓여있어..

하고 꼭 알려 주었다... 마치.. 잘 보고 너가 그 100번째 메일을 보내 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투로...하지만 95개쯤 되었을때 갑자기 여기저기서 메일이

쌓이지 시작하는 거다. 그래서 그 친구가 보내는 메일이 혹시나 100번째가

안 될까봐 걱정(?)을 조금 했었다... 그래서 그때 생각한 것이... 그래.. 나도

이럴때는 하얀 거짓말을 해 볼까... 하고....

실은 그 애도 자기가 100번째가 될려고 조금은 노력(?)하는 듯이 보여서...

실망을 주기 싫었다...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때... 99번째 메일이

그 친구에게서 도착했고... 다행이 100번째 메일도 그 친구에게서 도착했다.

휴... 하마터면 난 다른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해 줄려고.. 라는 변명을

뒤집어 쓴 하얀 거짓말을 할뻔 했다... * 지금 생각하니 그때 참 스릴있었다...:) * 


하얀 거짓말... 과 까만 거짓말... 

아직도 잘은 모르겠다... 거짓말을 하는 것이 나쁜 것이지... 아니면

가끔은 하얀 거짓말을 해서라도 따뜻하게 살아가는 것이 좋은 것인지...

하지만.. 나는... 때론 그 햐얀 거짓말을 하면서 살아 가고는 싶다...

물론 너무 큰 거짓말말고... :P



내가 문뜩 문뜩 내어 버리는 거짓말중에서... 하얀 거짓말은

과연 얼마나 될까?



그리고.. 여러분은 자신의 색연필로... 지금 하는 말에 무슨 색깔을

칠하고 계신지요??  가끔.. 저와 함께.. 하얀 색을 칠해 보시지 

않으시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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