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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마을 - 옛 수필

기적 일으키기

by 피터K 2021. 5. 23.

*!* 이 글은 1994년에서 98년 사이에 KIDS라는 BBS에 썼던 글입니다. *!*



하느님을 만나 본 사람이 다음과 같이 물었단다.

"당신은 예전에 많은 기적을 일으키셨지요? 그런데 왜 계속 하지 

않나요? 기적을 행하면 당신을 찾는 이들이 구름처럼

몰려 올텐데요."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매일같이 기적을 행하지요. 하지만 그들은 너무

바빠서 그걸 바라볼 여유가 없더군요.

사람들은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내가 그들의 길 위에 

심어놓은 꽃 한송이, 그들에게 뿌려주는 비 한방울 조차 눈치채지

못하는거에요..."


내가 이 말을 먼저 꺼내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이 글을 읽고 

종교에 귀의하기를 바라는 마음가 아니다.(후후.. 물론 천주교 신자인

나는 당연히 전교의 의무가 있지만서도... 혹 누가 알까, 이 글을

읽고 천주교에 들어 올지.. 그럼 더 좋지만... ^_^  )

다만 그 작은 기적에 대해서 말을 하고 싶어서이다.


요즈음의 사람들은 너무 바쁜 것 같다. 아마도 지금 사는 세상이 너무나

빨리 돌아가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난지 

5만년동안을 하루로 친다면 인류는 단지 2시간전부터 말을 쓰기 시작했고,

우리나라 금속활자는 10분전에 발명되었으며, 전기는 3분 30초전부터

쓰기 시작한 셈이 된다. (음.. 그럼 난 43초전에 태어났다.. :)   )

이렇게 살아가는데 너무 복잡해지므로 사람들은 주위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으며 살게 된다. 메스미디어의 홍수라고나 할까? 사람들은 

텔레비전 광고의 5%만을 기억한다고 하니 말이다.

그렇게 살다 보면 참 많은 것을 그냥 지나치게 된다.

누군가 던진 한 마디도 그냥 이쪽 귀로 흘려 보내고, 하다 못해 교수님이

침을 튀겨 가면서(죄송합니다... 쩝..) 강의를 하시는 것조차도 말이다.

아마 하느님을 만나 본 사람도 그렇지 않을까 모르겠다. 너무 바삐 살다

보니 그 주위에 널려 있는 많은 것을 보고도 그냥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살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면 가끔씩 너무나 놀라게 되는 일들이 많게 된다. 무거운 어깨를

푹 숙이고 걷다가 문뜩 바라본 파아란 가을 하늘이라든지 아니면 

정말 기대도 안 한 편지를 우편함에서 찾아 낼 때는 말이다.

아마도 그런 기적들을 못 보고 사는 것은 우리가 너무 정신없게 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 기적들을 보려면 가끔식 멍청해져야 할 때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음, 지금쯤 누군가 나의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니면

집에 늦게 들어갈 때 집에서 나를 걱정해 주며 잠을 청하지 않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지는 않을까?

기적이란 참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그 기적이라는 것은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이니까 말이다. 행복을 나누어 주는 사람은 모두 그 기적을

행하는 사람들이 아닐지...


그래서 가끔은 나도 그 기적을 행하고 싶어 진다. 그런데 이게 가능한 

일일까? 기적을 보기 위해서는 멍청해지면 되듯이 기적을 행하는

것도 그렇게 멍청해지면 되지 않을까?

생각나는 사람에게 갑자기 전화를 건다거나, 아니면 혹 누군가를 위해

지금 작은 선물을 준비한다든가 하는 그런 멍청함 말이다.

아마도 그건 뜻하지 않았던 기대와 마찬가지로 아주 커다란 기적을 

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바로 그 선물 받는 사람의 얼굴에 작은 미소를

띄울 수 있는 기적을 일으키는 것이니까 말이다. 


가끔은 이렇게 바라기도 한다. 

내가 마법사가 되었으면... 하고 말이다. 마법사가 되면 참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우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참 멋진 하루를 선물하고 싶다.

항상 바라는 것인데 그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항상 바라기만 했었다.

그런데 얼마전에 그 방법을 알았다. :)

바로 기적을 일으키는 것이다. 후후... 기적이라는 것이 참 별 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아주 작은 기적은 사람들 눈에 안 보이듯이

그저 아주 작은 관심 하나 하나가 기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느 날 누군가를 위하여 작은 선물을 사고 자알 포장한 다음에 

그 아이에게 건네 주었을 때, 그 얼굴에서 기쁨과 행복의 미소가 

지어진다면, 난 그 날 하루 멋진 마법사가 될 것이다.

누군가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를 띄우게 할 수 있는 기적을 

일으켰으니 말이다. :)


기적과 마법은 주문을 외우는 것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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